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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이야기/영화

[영화]범블비(Bumblebee, 2018)

by R&X 2019.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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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시리즈가 내용이 점점 산으로 가면서 관심이 떨어질 즈음 등장한 스핀오프 영화 <범블비>는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트랜스포머 원 시리즈가 사실 주인공들도 산만하고 로봇들도 너무 많이 등장하는데다가 싸움도 너무 정신없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범블비는 좀더 인간과의 교감이 강조되면서 변신하는 장면도 좀더 의미있고 임팩트있게 다뤄져서 좋더라구요. 주인공이 10대이고 범블비도 덩치 큰 애완로봇처럼 다뤄져서 상대적으로 아동모험영화같은 컨셉으로 그려졌지만, 유치하지 않고 액션도 훌륭하고 범블비의 사랑스러움이 자연스럽게 강조되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찰리역을 맡은 헤일리 스테인펠드는 <엔더스게임>과 <비긴어게인>에 출연해 낯이 익은 배우입니다. 범블비가 음성시스템이 고장나기 전의 목소리 연기는 <메이즈러너>에 나왔던 딜런 오브라이언이 맡았더라구요. 시대적 배경은 1980년대 후반이고, 사이버트론이 디셉티콘에 의해 함락되자 옵티머스 프라임이 새로운 거처를 마련하기 위한 사전탐사로 범블비를 먼저 지구로 보냅니다. 

찰리를 만나기 전 범블비의 이름은 B-127로 불렸습니다. 요란한 굉음을 내며 지구에 불시착한 범블비 때문에 군부는 외계에서 온 로봇의 존재를 알게 되고 범블비를 위험한 존재로 인식하게 됩니다. 범블비를 추격해온 디셉티콘을 물리쳤지만 그 싸움으로 범블비는 목소리와 함께 기억 시스템에 손상을 입은 채 자신이 마지막으로 본 자동차인 '비틀'로 변신해 은신하게 됩니다. 아버지를 심장마비로 잃고,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와 새가족이 생겼지만 겉에서 빙빙 돌기만 하던 찰리는 18세 생일에 고물상에서 낡은 고물차인 비틀을 선물로 받아 집으로 가져옵니다. 차고에서 차를 손보려던 찰리는 갑자기 로봇으로 변신한 차를 보고 기겁을 하지만, 기억시스템이 망가져 잔뜩 겁에 질려있는 B-127에게 '범블비'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용감한 오토봇의 병사지만, 기억을 잃고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범블비는 마치 <드래곤 길들이기>의 투스리스처럼 온순한 애완(?)로봇이 되어 귀여운 멍뭉미를 발산합니다. 찰리가 달아준 라디오 주파수를 이용해 말하는 법을 터득한 범블비는 집기를 부수고, 남의 차를 깔아뭉개는 등 온갖 사고를 치고 다니지만, 외롭고 상처입었던 소녀 찰리에게 더없이 좋은 친구가 되어갑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범블비의 주파수를 쫓아온 디셉티콘들의 추격이 시작되고 범블비를 찾고 있던 군인들의 포위망이 좁혀오게 됩니다.

내용은 단순하지만 범블비와 소녀 찰리가 친해져가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데다, 방황하는 10대 소녀에서 진실한 우정과 시련 앞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찰리와, 기억을 회복하며 늠름한 오토봇의 본모습으로 돌아가는 범블비의 변화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온통 때리고 부수기만 했던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달리 필요한 순간에만 적절하게 사용하는 전투신도 역동적으로 잘 표현했고, 본격적으로 오토봇들이 지구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 인간과 신뢰와 정서를 나누며 깊이 교감하는 범블비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찰리와 헤어지면서 낡은 비틀에서 벗어나 번쩍번쩍 광이나는 '카마로'로 변신하면서 끝을 맺는데, 이 모습은 트랜스포머 1편에서 윗위키가 중고차 판매점에서 처음으로 범블비를 만났을 때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80년대의 아날로그 감성과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음악 또한 영화를 따뜻하고 온화하게 만들어 주는데 한 몫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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