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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 이야기/애니

[애니]인크레더블2(2018)

by R&X 2018.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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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개봉했던 슈퍼히어로 애니 <인크레더블>의 후속작 <인크레더블2>가 14년만에 개봉했습니다. 어릴 때 인크레더블을 접했던 팬들이 이제 대학생이나 어른이 되어 <인크레더블2>를 보며 추억에 젖을 수 있었던 특별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 자체만으로도 화려한 액션뿐만 아니라 히어로에 대한 사회적 인식, 워킹맘에 대한 현실적 고민들, 빌런마저 흑백논리에 사로잡힌 악당이 아니라, 설득력있는 신념을 가졌지만 잘못된 방식으로 이를 다루는 모습들을 실감나게 잘 다룬 수작입니다. 

요즘 슈퍼히어로 영화를 보면 예전처럼 무조건 지지를 보내거나 환영하는 분위기보다는 불필요한 파괴와 손해를 끼치는 초능력자들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현실적으로 다룬 영화가 많이 있습니다. DC의 <베트맨 대 슈퍼맨>에서도 슈퍼맨의 초강대한 힘이 지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염려하는 베트맨의 견제를 다루고 있고,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 시빌워>에서도 소코비아 사건을 계기로 슈퍼히어로를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갈등을 빚는 내용이 다뤄졌습니다. <인크레더블> 또한 슈퍼히어로의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초능력이 지배하는 사회를 우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히어로 활동에서 은퇴한 밥과 헬렌 파 가족의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미스터 인크레더블", "일라스티걸"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밥과 헬렌은 현역에서 은퇴해 바이올렛, 대쉬, 잭잭의 부모로서 평범한 직장인과 주부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1편에서 언더마이너의 악행을 저지하고 세상에 다시 인크레더블로서 모습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세상은 슈퍼히어로의 복귀를 허락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초능력에 의지하지 않고도 시스템에 의해 통제되는 사회가 더 안전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집도 폭파되고, 보험회사도 쉬게 된 밥은 가족들과 모텔에서 지내며 생활고를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 때 재벌 2세이 데버테크를 경영하는 윈스턴과 에블린 데버 남매가 나타나 히어로의 활동을 합법화시키고 제 2의 히어로 전성기를 맞이하기 위해 좀더 안정적이고 덜 파괴적인 방식으로 활동하는 '일라스티걸' 헬렌을 영입하고 싶다는 제안을 합니다. 일라스티걸이 성공적인 활약을 보이면 사람들의 시선도 달라질 것이고,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사회적 인식을 바꿔 히어로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입니다.

히어로지만 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인 헬렌은 아이들의 양육과 집안일을 걱정하며 망설이게 되고, 밥은 자신이 활약하고 싶은데 아내가 스카웃 된 것이 못내 서운해 어깨가 축 쳐집니다. 하지만 헬렌이 성공해야 자신도 사회로 나갈 기회가 생긴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밥이 아내대신 모든 가정일과 양육을 책임지기로 합니다. 헬렌이 일라스티걸로 활약하며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고, 윈스턴의 계획대로 히어로들이 곳곳에서 모여들 즈음, 밥은 아이들과 지지고 볶으며 매일 전쟁터 같은 생활을 하게 됩니다. 딸 바이올렛은 건드리기만 해도 터질 것 같은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보내고 있고, 아들 대쉬는 시도 때도 없이 말썽을 피우며 밥이 알지 못하는 숙제들을 잔뜩 내밀기 일쑤입니다. 막내 잭잭마저 초능력이 발현되며 아빠 밥의 혼을 쏙 빼놓습니다.

헬렌도 밥도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 갈 즈음, 새로운 빌런 '스크린슬레이버'의 등장으로 일라스티걸이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헬렌을 만나러 간 밥마저 악당의 마수에 걸려들고, 아이들을 돌보러 온 프로존마저 함정에 빠집니다. 이에 아빠 엄마를 구하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바이올렛과 대쉬, 그리고 새로운 히어로 잭잭의 눈부신 활약이 시작됩니다. 

내용은 뻔하지만, 러닝타임 내내 화려하고 속도감 있는 스펙터클한 액션 덕분에 눈이 호강합니다. 새롭게 등장한 초능력자들을 보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판빙빙이 엑스맨에서 맡은 '블링크'처럼 공간을 다루는 초능력자, 강철을 찌그러트리는 강력한 힘의 소유자, 불을 내뿜는 자 등 능력도 각양각색입니다. 영화 초반에는 언더마이너와의 한판으로 온 가족의 활약이 유감없이 발휘되다가 중반에 가면 일라스티걸만 집중적으로 부각되어 보여집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인크레더블 가족과 비밀병기 잭잭이의 예상치 못한 활약과 새로 합류한 히어로 동료들과의 케미 또한 시원하고 박력있게 펼쳐집니다. 

영화를 다 보고나면 결국 세상은 '적절한 균형과 조화'가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남습니다. 우월한 존재에 대한 동경이나 지나친 의존, 혹은 나약하다고 믿는 존재에 대한 경시 등 사회의 인식이 어느 한 곳으로 치우치게 되면 꼭 부작용이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이번 <인크레더블2>에서 다룬 빌런의 '주장'은 잘못된 방식으로 발현되기는 했지만, 인간 사회와 히어로들 모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습니다.   

위험을 막았으니 그에 따른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당연시 된다면 또다시 히어로에 대한 견제와 통제가 생기게 되겠지요. 또 막연히 히어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인간은 스스로를 지킬 힘을 잃어갈지도 모릅니다. 히어로든 평범한 인간이든 지켜야 할 규율과 법을 준수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때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될 거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떠나 누구나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 시너지가 생기고, 화목함이 따라온다는 진부하지만 소중한 교훈을 남겨주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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