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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 이야기/애니

[애니]스포츠애니-고교배구를 다룬 '하이큐' 1~3시즌 :4시즌은 2020년 1월예정

by R&X 2019.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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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왓챠에서 고교 배구를 다룬 스포츠 애니가 있길래 호기심에 한 번 봤는데, 생각보다 짜임새 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 모습에 반해 사흘만에 시즌3까지 단숨에 보고 말았습니다. 제목은 <하이큐>입니다. 하이큐는 '배구'의 일본어 발음이라고 하네요. 스포츠 만화는 너무 길고 처음에는 재미있다가 강호와의 싸움이 계속 이어지면서 점점 질리는 면이 있어서 <슬램덩크> 이후로는 잘 안보게 됐는데, <하이큐>는 오랜만에 몰입해서 재미있게 본 스포츠 애니입니다.  

후루다테 하루이치가 그린 원작만화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점프에 연재중이라는데, 원작 그림은 뭔가 선이 거칠고 정신이 없어서 눈에 잘 안들어 오더라구요. 애니는 그림체도 깔끔하고, 배구를 할 때의 움직임이 역동적이고 극적인 효과가 적절하게 잘 표현돼서 실제 배구 경기를 눈 앞에서 보는 것처럼 아주 통쾌하고 박진감있게 느껴집니다.

<하이큐> 시즌 1이 소개된 것이 2014년인데, 한 경기당 꽤 많은 에피소드를 소비하기 때문에 아마 본방으로 한편씩 봤다면 뒷이야기가 궁금해 무척 답답했을 것 같아요. 다행히 이 애니를 뒤늦게 알게 된 덕분에 2016년 시즌3까지 모두 소개되어 아주 일사천리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어 좋았습니다. 게다가 시즌3이 완료된 후 상당히 오랜기간 동안 뒷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는데, 다음 달인 2020년 1월경에 하이큐 시즌4가 방영된다고 하니 저로서는 타이밍이 아주 좋은 셈입니다.

배구에 대해 잘 몰라도 시합을 하면서 룰이나 포지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기 때문에 시즌3까지 다 보고나면 배구에 대해 박식해진 기분마저 듭니다. 선수 6명이 한 팀이고, 그 중에 리베로라 불리는 수비 전담 선수가 있다는 것, 전위와 후위로 선수의 위치가 계속 로테이션 된다는 점, 스파이커와 블로커, 세터 등의 포지션에 대해서도 애니를 보고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 많습니다. 

배구는 주로 상대방 네트 너머로 공을 강하게 내려쳐 점수를 내는 스파이커가 중심이 되기 쉬운데, 특이하게 하이큐는 스파이커에게 공을 토스해 올려주는 '세터'의 비중이 높더라구요. 작가가 학창시절 배구를 했던 경험을 살려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배구에 대한 이해도나 표현력이 아주 섬세하게 그려집니다.

소년 만화이다보니 이야기 구조는 잠재력과 능력이 뛰어나지만 아직 원석에 머물러 있던 무명의 주인공이 점점 더 강해지면서 약소팀이 강호들을 차례차례 물리치고 승자로 우뚝 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애니를 끝까지 보고 나면 역시나 스포츠에서는 절대 강자라는 건 없고 평소의 부단한 노력과 연습, 이기고 말겠다는 확고한 목표와 집념, 환상의 팀워크, 그리고 타이밍 등이 잘 맞아떨어졌을 때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지어주는 것 같아요. 

주인공인 히나타 쇼요는 배구를 사랑하는 열혈바보에다, 190cm~2미터가 넘는 장신 선수들 사이에서는 어린애처럼 보일 정도로 163cm의 단신이지만 점프 능력과 운동신경이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작은 거인' 캐릭터입니다. 중학교 선수 시절 토스, 스파이크, 리시브 등 배구 전반에 걸쳐 뛰어난 능력을 지녔지만 타인과 협력하지 못하는 독재적 방식 때문에 팀동료들에게 외면받던 '천재적인 세터' 카게야마 토비오가 카라스노 고교에서 자신의 토스를 어떤 때에라도 받아줄 수 있는 열혈바보 히나타와 짝을 이뤄 성장해가는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예전에는 배구 강자였지만, 점점 기세를 잃고 '한물 간 강호, 날개 꺾인 까마귀' 취급을 받던 카라스노 고교 배구부가 카게야마와 히나타라는 괴물 신인들을 얻어 성장해가는 모습이 아주 빠른 템포로 전개됩니다. 배구와 캐릭터 성장에 온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이야기가 샛길로 빠지지 않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일사천리로 성장가도를 달리는 게 흥미롭습니다. 캐릭터의 좌절이나 시련도 질질 끌거나 신파없이 빠르게 끊어내고 바로 태세 전환을 해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는 이야기 전개방식이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특히 카라스노 고교와 숙적인 도쿄의 네코마 고교와의 연습경기와 세터간 대결이 돋보이는 아오바 죠사이 고교와의 두 번의 결전, 그리고 미야기현 최고 강자인 시라토리자와 고교와의 마지막 혈전이 너무나 흥미진진하게 그려집니다. 시라토리자와 고교와의 대결 장면에서 최고 강자인 우시지마의 압도적인 힘에 굴복하지 않고 한 명 한 명 일어서는 장면은 감동적일 정도로 압권입니다.

시즌2까지는 각각 2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고, 시즌3은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는데, 꽤 많은 에피소드 수에도 불구하고 1년여에 걸쳐 미야기현 대표팀 선발전까지의 이야기만 다뤄져 아직 전국대회까지 가려면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시즌4는 전국대회 이야기와 청소년 대표팀 이야기로 이어질 것 같은데 국내에 채널동시방영으로 소개되더라도 그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를 감질나게 한 편 한 편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기대가 되면서도 한숨이 나오네요.    

주인공이 있는 카라스노 고교뿐 아니라 그들이 상대한 모든 팀의 캐릭터들까지도 다 굵직굵직한 사연과 매력을 갖고 있어 어느 캐릭터 하나 버릴 것 없이 정말 짜임새 있게 잘 구성된 작품같습니다. <하이큐>를 다 보고 나서 왠지 허전한 마음에 다른 스포츠 애니도 몇 개 뒤적거려 봤지만 하이큐만큼 몰입감이 생기는 애니는 없더라구요. 

시즌3까지 다 보고나서 극장판 3편도 찾아보았지만 극장판은 그냥 주요 에피소드를 모은 총집편이라 별로 의미가 없더라구요. OVA도 2편 정도 봤지만 역시 머리를 잠시 식혀주는 개그가 잔뜩 들어간 이벤트같은 이야기라 전국대회 진출까지 보려면 아직 한참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2016년부터 기다려온 팬들에 비하면 한 두 달 정도 있으면 다음 화를 볼 수 있는 이 타이밍이 행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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