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주선( Jade Dynasty 2019)-진정령의 샤오잔 주연, 정소동 감독작품

※내용흐름상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올레 TV에서 <주선>이라는 영화를 예고하는 걸 보고 알아봤더니 요즘 재미있게 본 중국드라마 <진정령>에서 위무선으로 나온 초전(샤오잔)이 주연을 맡은 영화더라구요. 천녀유혼, 동방불패 시리즈를 감독한 정소동이 연출을 맡은 것만으로도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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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주선청운지>라고 70여 편이 넘는 아주 긴~ 드라마로 먼저 제작되었는데, 드라마에서는 이역봉과 조려영이 주연을 맡았다고 합니다. 영화 <주선>은 시리즈 중 1편이라 전체 스토리 중 초반부 상황을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청운문은 '주선고검'으로 천하제일의 정파가 된 문중으로 통천, 용수, 풍화, 조양, 낙하, 대죽, 소죽 7맥으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어린 장소범이 친구인 경우와 장작을 주우러 자리를 비운 사이 마을에 번개와 같은 기운이 떨어져 마을 일족이 몰살을 당하고 맙니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청운문 사람들에게 발견돼 장소범은 대죽봉에, 경우는 용수봉의 제자로 들어갑니다. 

선도를 닦는 사람들이라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법기를 다루는 등 무예가 뛰어난 사람들 속에서 장소범은 오랜 수련에도 불구하고 1단계도 제대로 익히지 못할 정도로 재능이 없어 주로 주방에서 밥 짓는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다행히 대죽봉의 사부와 사모, 사형제들이 모두 정이 많고 막내인 장소범을 끔찍히 아끼며 챙겨줘서 장소범은 과거의 불운을 잊고 복수에 대한 원한도 잊은 채 해맑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왼쪽부터 장소범 역의 초전(샤오잔), 벽오 역의 미기, 사저 역에 당예흔, 육설기 역에 이심 

장소범은 어릴 적 복면인과 무술을 겨루던 노승과 인연이 닿아 몰래 무공을 전수받고 서혈주라는 마교의 보물을 건네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사부가 준 선물을 차마 버릴 수 없어 간직해 오다가 문득 사부의 간곡한 당부가 생각나 서혈주를 버리려고 한 순간 원숭이에게 물리면서 서혈주 안으로 피가 스며들게 됩니다. 그 영향으로 오랫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마교의 비기인 '섭혼봉'이 나타나 서혈주와 결합을 하게 됩니다. 하늘이 갈라지는 음습한 기운이 퍼지면서 서혈주와 섭혼봉의 존재를 감지한 마교 귀왕종이 이 비기를 노리게 됩니다.

서혈주를 머금은 섭혼봉은 장소범을 주인으로 인식하고 졸졸졸 따라다니는데 정작 본인은 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막대기로 사용합니다. 섭혼봉을 노리고 몰래 대죽봉으로 숨어든 벽요는 온갖 방법으로 섭혼봉을 뺏으려 하지만 주인을 알아보는 영험한 물건이라 번번히 실패하게 됩니다. 

7맥의 무술대회를 앞두고 장소범을 아끼는 사저가 문중의 비술을 몰래 가르치고, 아무 기대 없이 무술대회에 참가하게 된 장소범은 저 혼자 알아서 움직이는 섭혼봉 덕분에 무술대회에서 승기를 잡아 나갑니다. 하지만 귀왕종의 부하들이 7맥의 부하들을 공격하며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장소범은 섭혼봉 때문에 원치않는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이야기의 배경이나 등장인물들을 파악하는 사이 정신없이 스토리가 진행되다가 장소범이 섭혼봉 때문에 마력에 사로잡히게 되는 부분에서 급하게 마무리 됐기 때문에 영화 전체가 하나의 예고편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입니다. 다만 선도의 무예를 표현하는 방식이 우아하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당예흔, 이심, 맹미기(우주소녀 미기) 등이 출연해 각기 다른 여자 캐릭터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눈이 즐겁습니다.

화려한 CG로 다소 과장되게 표현된 영상미가 부담스러운 분들도 있겠지만 조악한 효과가 가득한 중드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오히려 눈이 호강이라 느껴질 정도로 액션이나 웅장한 배경들이 그럴싸하게 잘 만들어 졌습니다. 칼을 타고 날아다니는 장면도 시원시원하고, 옷자락을 나풀거리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당예흔의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차갑고 냉혹해 보이지만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육설기 역을 맡은 이심의 연기도 훌륭합니다.

<진정령>에서 영특하고 경망스러우나 의협심이 깊은 위무선 역을 잘 소화했던 초전(샤오잔)이 보여주는 장소범의 순박한 면모나 일순간 마력에 휩싸여 폭주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잘 표현했습니다. 우주소녀 미기가 맡은 벽요는 영악하지만 털털해 보이는 이미지라 이후 장소범과 어떻게 관계가 발전해갈지 궁금해 집니다.

오랜 중국영화, 드라마 팬들에게 반갑게 다가온 것은 7맥의 노사부로 나온 배우들의 낯익은 얼굴들입니다. 처음에는 잘 알아보기 힘들었는데 서소강 얼굴을 보니 눈이 번쩍 뜨이더라구요. 그외 양가인, 엽동, 강대위 등도 출연했다는데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서소강 만큼은 확실히 알아보겠더라구요. 80년대 촉산이나 천룡팔부 등에서 젊은 의협으로 자주 출연하던 그가 이제 백발이 무성한 노사부역을 맡았구나 생각하니 참 세월이 무상하더라구요. 

초반에는 대죽봉 사형제들의 코믹스런 연기로 웃음을 자아내다가, 후반부에 귀왕종이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갑자기 무거워지며 급하게 마무리됐기 때문에 내용을 모르고 보면 좀 어리둥절한 면이 있긴 합니다. <작적>과 마찬가지로 <주선>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2편부터가 진짜일 것 같은데, 언제쯤 개봉할런지 모르겠네요. <진정령>으로 샤오잔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만큼, 주선2가 선보일 날도 머지 않을 거라 믿으며 즐겁게 기다려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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