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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 이야기/애니

[애니]이별의 아침에 약속의 꽃을 장식하자

by R&X 2018.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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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상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별의 아침에 약속의 꽃을 장식하자>라는 다소 긴 제목의 이 작품은 오리지널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수백년을 살아가는 요르프족인 마키아와 인간 아이 아리엘의 만남을 통해 찰나의 인연이 영원으로 이어지는 애틋한 사랑을 다루고 있습니다. 단지 여기서의 사랑은 남녀간의 사랑이 아니라 부모자식간의 사랑에 더 가깝습니다. 요르프족은 10대 중반 외모가 됐을 때 성장이 멈추고 그 상태로 수백년을 살아가는 특별한 고대민족입니다. 요르프족은 평소 베틀을 사용해 '히비오르'라는 천을 만드는데, 이들이 만든 히비오르 속에는 요르프족의 긴 역사와 그들만의 메시지가 기록되고 있습니다. 다른 종족보다 오래 살기 때문에 언젠가 결국 이별을 맞이해야만 하는 숙명을 지닌 요르프족은 '이별의 혈족'이라고도 불리웁니다. 

주인공 마키아는 가족이 없는 외톨이로 장로의 집에서 머물며 친구 레일리아와 크림과 함께 조용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하늘을 나는 '레나토'라는 고대 생물을 거느리며 주변국들을 위협하는 '메자테군'에 의해 요르프족의 마을이 습격을 당합니다. 부국강병의 상징이었던 '레나토'가 점점 병에 걸려 하나둘 죽으면서 멸종을 앞두게 되자, 다른 고대 종족인 요르프족을 제압해 새로운 상징으로 삼는 한편, 장수의 비결을 알아내려는 속셈이었습니다.

마을은 불에 타 초토화가 되었고 살아남은 요르프족은 뿔뿔히 흩어지게 되고, 레일리아는 성으로 잡혀갑니다. 마키아는 병에 걸려 발작을 일으킨 레나토 등에 실려 멀리 날아갔다가 홀로 남겨지게 됩니다. 절망의 순간 마키아는 이미 숨진 어머니 품안에서 울고 있는 남자아기를 발견합니다. 마키아는 이 아기를 키우기로 결심하고 시골마을로 가서 마을사람에게 의지해 평범한 어머니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요르프족인 걸 감추기 위해 머리를 염색하고 히비오르를 짜 생계를 유지하면서 아리엘을 키우는데 전념합니다. 하지만 마키아는 시간이 흘러도 나이를 먹지 않고 10대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에 한 곳에 오래 있을 수가 없습니다. 레일리아가 메자테군에게 붙잡혀 있고 강제로 왕자와 결혼하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아리엘과 함께 새로운 여정에 오릅니다. 그리고 죽은 줄 알았던 친구 크림을 만나게 되고 레일리아 구출 작전에 합류합니다. 하지만 레일리아는 성을 떠나지 못하는 사정이 있어 결국 다시 동족들과 이별을 하게 됩니다. 

아리엘과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동안 훌쩍 세월이 흐르게 되고, 어느 덧 아리엘도 어엿한 청년으로 자라납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마키아는 아리엘의 '엄마'에서 '누나'같은 존재가 되어갑니다. 아리엘은 자신과는 다른 마키아를 보며 혼란스러워 하고, 마키아는 품안의 아기같던 아리엘이 점점 퉁명스럽게 변해가는 걸 보고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아리엘을 향한 사랑을 거두지 않습니다. 결국 아리엘은 마키아의 곁을 떠나 군대에 입대합니다. 아리엘은 보호받기만 하는 지금의 자신이라면 마키아를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강해지기 위해 마키아를 떠난 것이었습니다. 

아리엘과 이별하게 된 마키아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다시금 요르프족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고대의 종족을 사사로이 소유하며 모독한 메자테군에게 분노한 주변국들이 연합해 침공해오고,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마키아는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 위기를 맞이한 메자테군으로부터 요르프족은 해방될 수 있을지, 가슴으로 낳은 아들 아리엘과 다시 재회할 수 있을지 뒤로 갈수록 상황이 빠르게 변하면서 결말이 더욱 궁금해지는 애니입니다. 

소녀의 모습으로 영겁의 시간을 살며 평범한 인간과의 인연은 결국 이별로 끝을 맺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지만, 마키아는 더이상 외롭거나 혼자라고 느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마키아 입장에선 '아들' 아리엘과 찰나의 순간을 함께 살았을 뿐이지만 그녀의 '히비오르' 안에는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이 새겨져 있습니다.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의 각본을 쓴 오카다 마리가 각본, 감독을 맡아 서정적이면서도 화려한 영상미는 물론 탄탄한 스토리와 섬세한 감성을 모두 담아낸 아름다운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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