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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 이야기/애니

[애니]츠루네-카제마이고교 궁도부

by R&X 2019.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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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루네-카제마이고 궁도부>는 한일동시방영 중인 일본 애니로 고등학교 궁도부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동명의 라이트노벨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교토애니메이션에서 제작한 여성향적인 애니입니다. 궁도부 이야기라 스포츠 애니인가 싶었는데, 좀더 잔잔한 분위기의 성장 & 감성 드라마입니다. 츠루네는 현음이라는 뜻으로, 활 시위를 당길 때 울리는 타앙~하는 소리를 뜻합니다. 주인공인 나루미야 미나토가 어릴 적 어머니와 궁도부 시합을 보러 갔다가 아름다운 현음(츠루네)에 반한 것이 궁도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단체전 시합에서 활 시위에서 활을 빨리 놓는 바람에 과녁을 빗맞힌 후로 소위 '속사병'(활을 빨리 쏘는 습관)에 걸린 미나토는 궁도를 멀리하고 있었습니다. 

궁도의 명문인 키리사키 고교에 진학하지 않고 궁도부가 없는 카제마이고교에 입학한 미나토를 따라 절친인 세이야도 카제마이로 오게 됩니다. 하지만 교장 선생님의 요청으로 폐부 중이던 궁도부를 다시 재건한 모리오카 토미오(일명 토미 선생) 고문 선생님이 부원을 모집하게 됩니다. 세이야의 끈질긴 설득으로 궁도부 부원 모집 설명회에 가게 된 미나토는 선생님의 지명으로 시범을 보이게 되지만 아직 속사병이 낫지 않아 활쏘기에 실패하게 됩니다. 



입부를 거부한 채 방황하던 미나토는 우연히 신사 앞을 지나다 아름다운 자세로 활을 쏘는 신관을 보게 됩니다. 타키가와 마사키는 궁도의 대스승이었던 조부에게서 궁도를 배운 실력자였지만 과거에 미나토처럼 속사병 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있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1만 발을 목표로 활을 쏘는 마사키의 노력에 감명을 받은 미나토는 자신이 얼마나 궁도를 좋아하는지 깨닫고 궁도부에 입부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기 싫어하고 궁도에 대한 자긍심이 있는 오노기는 이랬다 저랬다 하는 미나토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며 차갑게 대합니다. 카제마이 고교의 궁도부원은 여성부원 3명과 미나토와 세이야, 그 둘의 어린 시절 친구인 료헤이, 오노기와 사촌인 나나오까지 모두 8명입니다. 

고교 궁도시합 단체전에 나가려면 5명이 필요한데 남자부에 딱 맞는 인원이 모인 셈입니다. 거기에 연세가 많은 토미 선생님 대신 학생들을 지도할 신임 교사로 신사의 신관인 마사키 씨가 코치로 합류하게 됩니다. 실력도 들쑥날쑥이고, 팀워크도 엉망인데다, 초보자와 속사병에 걸린 부원까지, 갈 길이 멀지만 합숙을 통해 점점 더 서로에 대해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서 조금씩 팀으로써 호흡을 맞춰나갑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각각 인물별로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과거에 그들이 겪었던 다양한 트라우마와 상처, 나름대로의 고민과 방황들을 섬세하게 짚어나가며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한계를 깨고 한 발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궁도를 통한 극기나 경쟁 등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궁도를 둘러싼 인물간의 관계나 정서적인 교감, 감정의 기복과 갈등을 세밀하게 보여줍니다. 



여성캐릭터들도 등장하지만 약방의 감초나 들러리 같은 느낌이고, 다섯 명의 남학생들과 마사키 코치, 그리고 키라사키 중학교 때 동창이자 현재는 키라사키 고교 궁도부의 에이스인 슈를 중심으로 얽히고 설킨 관계가 더 부각되고 있습니다. 미나토와 세이야, 미나토와 마사키 코치, 오노기와 마사키 코치, 슈와 미나토 등이 보여주는 관계 속에는 우정 이상의 동경, 질투, 집착, 독점욕, 동지애 등 복잡한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드러납니다. 앞서 '여성향 애니'라고 언급한 까닭이 이들의 감정을 다루는 시각이 언뜻 언뜻 연인들 간에 일어날 수 있는 감정이나 행동이 보여질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BL을 표방하는 건 아니고 아주 영리하게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감정적 요소를 잘 다루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면서도 '궁도'라는 종목에 대해 심오하면서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어서 매 회마다 궁도하는 모습이 비슷비슷하게 반복되는데도 질리지 않고 보게 됩니다. 궁도에 깃든 의미나 정신 뿐 아니라, 보여지는 형식, 궁극의 경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진지하면서도 상세하게 묘사함으로써 궁도를 더욱 고결하게 보이도록 하고 관심을 증폭시킵니다. 프로장기 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잔잔한 드라마를 선보인 <3월의 라이언>같은 전개에 여성향 정서를 더한 것 같은 애니입니다. 아직 결말이 나지 않았는데, 본선 대회를 앞둔 카제마이 고교 학생들의 새로운 도전과 성장이 기대되는 애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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