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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이야기/드라마

[미드]타임리스 (Timeless) 시즌 1~2

by R&X 2019.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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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흐름상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되고 있는 '타임리스'는 2016년 10월에 시작해, 2018년 5월 시즌 2로 종영된 미국드라마로, 타임머신을 타고 미국의 역사를 바꾸려는 범죄자 집단을 막기 위해 역사학자, 군인, 과학자가 시간 여행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역사학자이자 교수인 루시는 대학에서 역사 강의를 하며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국토안보부의 요청으로 어디론가 불려가게 됩니다. 놀랍게도 루시는 세상에 타임머신이 존재하며, 가브리엘 플린이라는 사람이 타임머신 개발팀장인 앤서니를 납치해 과거로 도망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구조용으로 만든 구형 타임머신을 타고 플린을 쫓아가 그가 역사를 망쳐놓지 않도록 붙잡아 와야 하는 임무를 받은 루시는 델타포스 출신인 와이엇과 타임머신 엔지니어이자 조종사인 루퍼스와 함께 과거로 가게 됩니다. 

링컨 암살 사건,  남북전쟁 시대, 워터게이트 사건, 아폴로 11호 탐사, 보니와 클라이드 사건 등 미국 역사의 한 획을 긋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일어났던 과거로 돌아가 플린이 역사를 바꾸려는 시도를 막아내는 과정에서 루시는 자신들의 행동이 과거 어느 한 시점에 영향을 끼치게 되면 현재도 일부가 바뀌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루시 일행이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로 돌아왔을 때 루시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던 어머니가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 있고, 멀쩡히 살아 있던 동생의 존재가 흔적도 없이 지워졌다는 사실을 알고 망연자실하게 됩니다. 게다가 알지도 못하는 남자가 루시의 약혼자라며 나타나 더더욱 혼란이 가중됩니다.  

와이엇은  6년 전 아내가 정체불명의 범인에게 살해를 당한 일을 잊지 못하고, 타임머신을 이용해 아내를 살리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게 되고, 모든 건 운명대로 흘러가야 한다며 역사를 건드리면 안된다는 루시와 의견충돌을 빚게 됩니다. 루시는 플린을 쫓으면 쫓을수록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을 품게 되고, 플린은 자신은 악당이 아니며, 언젠가 루시가 그와 한 편이 될 거라는 미스테리한 말을 남기며 '리튼하우스'라는 조직에 대해 알아보라고 종용합니다.

루퍼스는 납치된 앤서니를 과거에서 만나는데, 이 모든 것은 '리튼하우스'에 의해 미국이 괴멸되는 것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한편 타임머신을 만든 회사의 수장인 코너 메이슨은 루퍼스에게 녹음기를 주며 과거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녹음해 오라고 지시하는데, 루퍼스가 이를 거부하자 리튼하우스가 루퍼스에게 접근해 가족의 목숨으로 그를 위협합니다. 

루시와 와이엇, 루퍼스는 수많은 의심과 망설임 속에서도 플린의 자취를 좇으며 역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게 됩니다. 리튼하우스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날수록 사태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배신과 좌절, 상처 속에서도 루시 일행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시즌 2에 이르러서는 상황이 역전돼 리튼하우스가 본격적으로 마수를 드러내고 미국의 역사는 더더욱 험로에 놓이게 됩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리튼하우스의 배후에 루시 가문이 깊게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루시는 어려운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원래 시즌2가 10회로 마무리 되고, 시즌3가 제작된다는 말이 나오다가 계획이 무산되면서 크리스마스 특집편이 추가로 2편 더 편성되며 아쉽게도 타임리스는 시즌2로 마무리 됩니다. 

이 드라마의 묘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국의 역사적 순간과 위인들의 모습을 매회마다 생동감 있게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시즌 1, 2를 다 보고 나면 미국의 중요한 근현대사를 하나씩 다 짚어본 것 같아 뿌듯하기까지 합니다. <히든피겨스>라는 영화에서 다뤘던 천재수학자이자 여성차별, 인종차별을 이겨내고 미국의 달 탐사에 큰 영향을 끼친 캐서린의 이야기나, 경제공황 시대 살인과 강도짓을 하며 희대의 악명을 떨쳤던 <보니와 클라이드> 이야기, 미국의 유명한 서부극 <론레인저>나 <쾌걸 조로>에 영향을 미쳤던 역사적 인물들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시즌2의 마지막 특별편(2편짜리)에서는 1950년, 중공군이 북한으로 내려오기 직전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더더욱 흥미롭습니다. 시즌 3을 염두에 두고 시즌2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더 막장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인물들의 갈등이 극대화 되고 여러가지 떡밥들을 뿌리는 듯 하다가, 급하게 시즌2로 마무리 되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게 된 드라마지만, 매 회마다 과거로 돌아가면서 보게 되는 미국의 옛 시대상이나 실존 인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특히 흑인인 루퍼스가 과거로 가면서 겪게 되는 인종차별에 대한 시각이나, 루시도 피할 수 없었던 여성차별에 대한 이야기 등이 자연스럽게 다뤄지면서 오늘의 미국이 있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피땀어린 투쟁과 노력이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연출도 흥미로웠습니다. 시간여행과 관련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과거로 가서 무언가를 바꾸려고 하면 할수록 현재는 더더욱 꼬이게 되고 나비효과로 일어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타임머신은 절대로 발명되거나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해집니다. 과거의 모든 일은 그 자체로 의미있는 것이며,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건실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교훈도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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