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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 이야기/만화

[만화]스트롭에지 -사키사카 이오

by R&X 2019.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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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상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스트롭에지>는 <아오하라이드>,<사랑하고 사랑받고 차고 차이고>의 작가 사키사카 이오의 작품입니다. 예쁜 그림체와 달달한 로맨스, 세심한 심리묘사 등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청춘 로맨스물로, 영화로도 제작이 됐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돌처럼 인기가 많은 이치노세 렌과 그런 렌을 짝사랑하는 동급생 키노시타 니나코, 그리고 껄렁한 바람둥이같지만 사실은 일심단편 니나코 바라기인 안도 타쿠미의 사랑과 우정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2019/09/24 - [만화]사랑하고 사랑받고 차고 차이고 -사키사카 이오

사랑을 해본 적이 없는 순수하고 해맑은 니나코는 이치노세 렌에게 마음을 빼앗기지만, 이미 렌에게 연상의 모델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의 마음을 렌에게 밝히고 차이게 되지만, 좋아하는 마음을 간직한 채 렌 곁에 친구로 남습니다. 무뚝뚝하고 말이 별로 없는 어른스러운 렌은 여자친구에게 일편단심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느 새 자신의 곁에 있는 니나코의 존재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렌의 여자친구인 마유카는 부모의 이혼에 상처를 입은 후 평소에도 영원한 사랑은 없다며 불신을 가지고 있었고, 렌은 과거에 자신이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며 약속했기에 마음 속에 자리한 니나코의 존재를 지우기 위해 애를 씁니다. 하지만 렌의 변화를 눈치챈 마유카도 점점 모델일이 렌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자신의 변화를 인정하면서 렌에게 안녕을 고합니다. 렌은 처음엔 선뜻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마유카는 렌이 억지로 니나코를 지우려고 노력했던 것은 과거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렌이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한 발 앞으로 나가도록 등을 밀어줍니다. 

이치노세 렌이 확실히 멋있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마음이 흔들려 결국 이별하게 되고 새로운 사랑을 이루어가는 설정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마유카는 이미 모델일에 푹 빠지면서 혼자 어른이 되어갔고, 점점 렌을 소홀하게 대하고 있었죠. 렌은 한마디 불평없이 늘 약속이 깨지는 상황을 참으며 기다려줬고, 니나코에 대한 마음을 누르며 끝까지 여자친구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했기에 딱히 렌의 잘못은 없다고 생각해요. 마유카 또한 필사적으로 렌을 잡을만큼의 마음이 더이상 아니었기 때문에 어른스러운 이별을 고한 것이겠지요.

어쨌든 두 사람이 헤어지고 난 후에도 렌과 니나코는 친구의 관계를 유지합니다.  그 사이에 렌에 대한 한결같은 애정과 올곧은 마음을 보여주는 니나코에게 반한 안도 타쿠미가 니나코에게 끊임없이 대시를 합니다. 과거 안도는 렌 때문에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어서 렌을 사이에 두고 다시 한 번 사랑의 라이벌이 되어 승부를 걸게 됩니다. 니나코를 만나기 전에는 이 여자 저 여자 바꿔가며 가벼운 연애놀음만 하던 안도였지만, 니나코를 만난 후에는 사랑에 진지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렌이 살짝 답답하고 미덥지 못한 구석도 있어서 이번엔 안도의 사랑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뭐 서브남의 운명은 항상 주인공의 마음을 흔들다 결국 등을 밀어주는 역할을 하게 되어 있으니 이번에도 안도의 눈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사랑을 포기하지 않다가 결국 니나코를 위해 한 걸음 물러서는 안도의 모습이 꽤 근사하게 묘사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영화에서는 이치노세 렌 역을 후쿠시 소우타가 맡았고, 니나코 역은 아리무라 카스미가, 안도 역은 야마다 유키가 맡았습니다. 후쿠시 소우타는 <블리치>,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등으로 잘 알려진 인기많은 배우이고, 아리무라 카스미도 <3월의 라이온> <나만이 없는 거리> 등으로 익숙한 배우입니다. 야마다 유키도 <아인>, <옆자리 괴물군>등에 나왔었죠. 

보통 만화 원작의 영화는 캐릭터가 과장되거나 오글거려서 봐주기가 힘든데, <스트롭에지>의 경우 배우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연기도 잘하고 연출도 좋아서 끝까지 몰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아오하라이드> 영화의 경우 장면마다 어색하고 오글거려서 보기가 괴로웠거든요.

여주인공인 아리무라 카스미가 니나코 역을 아주 잘 소화해서 렌과 여자친구 사이에서나 혹은 렌과 안도 사이에서 고뇌하고 갈등하는 모습들이 답답하거나 얄밉지 않고 충분히 납득이 가게끔 연기해서 그런 것 같아요. 마음에 안드는 설정 속에서도 여주인공을 응원하게끔 만드는 매력이 있더라구요. 후쿠시 소우타도 만화 속의 렌과 싱크로율이 일치할 정도로 아주 연기를 부드럽게 잘 하더라구요. 안도도 렌보다 더 응원하고 싶을 정도로 표정 연기가 아주 좋았구요. 주인공 못지 않은 주목을 끌 정도로 연기가 좋아서 야마다 유키의 다른 영화도 더 찾아보고 싶을 정도였어요. 역시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야 극의 흐름이 방해받지 않고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키사카 이오의 작품들이 모두 인상적으로 남는 이유는 단지 벌어지는 상황만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결론에 이르기까지 주인공들이 느끼고 겪게 되는 아픔과 고뇌, 설사 실연을 당하거나 좌절하더라도 다시 일어서려는 용기나 성숙하게 변해가는 모습들을 아주 섬세하고 상냥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에요. 중간중간 귀여움을 유발하는 개그요소도 캐릭터들을 더 사랑스럽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몇 번을 봐도 설레임을 선사해주는 예쁜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에 살짝 미소가 지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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