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화&애니 이야기/애니

[애니]닐 아드미라리의 천칭(2018)-역하렘, 여성향 애니

by R&X 2019. 5. 17.
반응형

내용상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닐 아드미라리의 천칭>은 일본의 여성향 연애 어드벤처 게임인 <닐 아드미라리의 천칭 제도환혹기담>을 원작으로 제작된 TV 애니메이션입니다. 2018년 4~6월에 총 12화로 제작, 방영됐습니다. 보통 남성 캐릭터 1명에 여러 명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애니를 '하렘', 남성향 애니라고 칭한다면, 이 애니는 여성 캐릭터 1명에 여러 명의 남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역하렘', 여성향 애니입니다. 역하렘 애니에 속하는 작품들은 <새벽의 연화> <환상게임> <비색의 조각> <머나먼 시공 속에서> 등이 있습니다. 순진하고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여성 주인공을 둘러싼 수많은 남성 캐릭터들이 특별한 감정이입의 계기 없이 '넌 내 것'이라는 둥, '목숨을 걸고 널 지켜주겠어'라는 둥 오글거리는 대사를 내뱉으며 무조건적인 애정과 충성을 바치고 기사를 자처하는 내용들이 들어가서 주로 여성들이 선호하는 애니 장르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닐 아드미라리의 천칭>은 다이쇼 시대(1912~1926년)를 배경으로 귀족 아가씨인 쿠제 츠구미가 기울어가는 가문을 살리기 위해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정혼을 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인간의 어두운 사념이 담긴 책 '마레모노'에 의해 남동생 히타키가 분신 자살을 시도하게 된 사건을 계기로 '제국 도서정보 자산 관리국', 통칭 '후쿠로'라는 기관에 들어가 활약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츠구미는 조신하고 순종적인 귀족 영애였지만, 동생의 사건을 계기로 마레모노의 사념이 이글거리는 '아우라'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겨서 후쿠로에 들어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후쿠로의 책임자 시오리를 제외하고는 츠구미가 유일한 여성으로, 후쿠로 직원들이 머무는 기숙사에는 하야토와 아키라, 히스이가 동료로 있고, 작가인 시즈루와 수상의 아들이자, 츠구미 동생과 마찬가지로 마레모노의 희생자였던 쇼고 등 여러 명의 남성 캐릭터들에게 둘러싸이게 됩니다.

후쿠로의 주요 임무는 서점을 돌며 전통제본으로 제작된 서책 중 마레모노가 있는지 조사하고, 마레모노와 관련된 사건을 쫓으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마레모노와 연관된 사건의 피해자들은 군수물자를 축소하려 하는 일본 수상의 추종자들인 귀족과 의원들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어 누군가 의도적으로 마레모노를 이용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었습니다. 

마레모노에 의한 피해자 옆에는 항상 검은 깃털이 놓여 있었는데, 이 '카라스'라는 어둠의 조직을 밝히는 것도 후쿠로의 임무 중 하나였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마레모노의 원인이 되는 서책이라면 무조건 불태워야 한다는 과격 단체인 '카구츠치'로부터 귀중한 서책을 보호하는 임무도 동시에 수행해야 했지요. 츠구미는 마레모노를 알아보는 특별한 능력으로 후쿠로에 큰 도움이 되는 동시에, 카라스와 카구츠치 두 조직에서 츠구미의 능력을 노리고 있어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가운데, 츠구미는 등장하는 남자 캐릭터들의 개별적인 사연과 마주하게 되면서 각자와 다양한 감정 교류와 관계를 쌓아나갑니다. 등장인물의 수에 비해 시리즈는 총 12화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남자 캐릭터들과의 에피소드는 겉핥기 식으로 짧게 짧게 진행되지만, 동시에 마레모노 사건이 추리방식으로 다뤄지고 있어 꼭 '역하렘' 요소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더라도 꽤 흥미있게 볼 수 있는 애니입니다. 

다이쇼 시대, 격동하는 역사 속에서 제국주의를 추구하는 자들과 평화를 수호하려는 정치 세력간의 알력과 음모가 '마레모노'라는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형태로 비밀스럽게 전개되고, 이를 해결하는 후쿠로 일원들의 활약상이 숨가쁘게 이어집니다. 또한 남녀간의 로맨스 뿐만 아니라 남성 캐릭터들간의 우정과 갈등, 브로맨스 감성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데, 캐릭터 작화가 꽤 근사하게 표현되어서 선남선녀들의 멋진 모습을 지켜보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습니다. 팬서비스 차원인지 엔딩송이 나올 때 남자 캐릭터들이 상의를 탈의하고 온갖 포즈를 잡고 있는 다소 오글거리는 컷들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원작 게임 유저들은 작화나 캐릭터들이 원작보다 못하게 표현됐다고 하는데, 게임을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위화감없이 가볍게 볼 수 있는 애니인 것 같습니다. 


*닐 아드미라리는 고대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의 서간집에 나오는 용어로, '어떤 일에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행, 불행에 대해 태연한 현자의 이상적 심경을 표현한 말이라고 합니다.<네이버 지식백과 중>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