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하면 중세 시대, 코가 길고 머리가 하얗고 까마귀를 데리고 다니면서 흑마술을 펼치는 무서운 노파를 생각하기 쉬운데 다음에 소개하는 세 명의 마녀는 일상 속에서 평범한 이웃처럼 살아가지만 특별한 능력을 지닌 소녀들입니다. 지브리에서 1989년에 제작한 마녀배달부 키키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감독한 <마녀배달부 키키>는 평범한 인간 아빠와 마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키키가 13살이 되어 마녀가 되기 위한 수련을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마녀는 자신이 살아갈 마을이나 도시를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데, 키키는 검은 고양이 지지를 데리고 바다가 보이는 마을을 찾아 빗자루를 타고 떠납니다. 키키가 도착한 곳은 어느 항구 마을이었는데, 다행히 이곳엔 마녀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잠시 머무르기로 합니다. 하지만 큰 도시라 사람들은 저마다 바빠서 키키에게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호기심많은 과학소년 톰보만이 키키에게 큰 호기심을 보였지만, 키키는 이 소년이 무례하다고 생각해 상대해 주지 않았습니다.
착한 빵집 부부의 도움으로 가게 일을 도우면서 숙식을 하게 된 키키는 빗자루로 나는 능력을 활용해 택배 배달을 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첫 주문부터 일은 꼬입니다. 배달하던 인형을 떨어뜨려 다시 찾으러 가는가 하면, 어느 할머니가 손녀를 위해 정성껏 구운 청어 파이를 정작 손녀는 질색을 하는 모습을 보고 키키는 왠지 기운이 빠지고 맙니다. 슬럼프에 빠진 키키는 갑자기 마력이 사라져 날 수 없게 됩니다. 숲속에서 만난 그림 그리는 친구 덕분에 기운을 차리게 되지만 아직 능력이 돌아온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비행선을 구경하던 톰보가 사고에 말려들어 위기에 처하자 키키는 안간힘을 써서 간신히 빗자루를 타는데 성공하고 톰보를 구해내 마을의 영웅이 됩니다. 마을 사람들의 환영 속에서 도시의 일원이 된 키키가 비행선을 테스트 하는 톰보 일행과 함께 여유롭게 하늘을 나는 모습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메리와 마녀의 꽃>은 역시 지브리 작품으로 2017년 개봉한 애니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림체를 닮아있긴 하지만 이제 차세대 후배들이 자기만의 컬러를 내고 있어 개성있는 캐릭터를 선보입니다. 메리는 도시에서 시골 할머니 댁으로 이사온 후 심심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동네 이웃인 피터네 고양이를 따라갔다가 숲으로 들어가게 된 메리는 방울꽃처럼 생긴 파랗게 빛나는 꽃(야간비행)을 발견합니다. 메리가 이 꽃을 손에 들자 갑자기 푸른색 빛을 발하면서 메리에게 특별한 능력이 생기게 됩니다. 꽃의 힘에 의해 하룻동안 마녀가 될 수 있는 힘이었습니다. 숲에서 잠들고 있던 빗자루를 타고 마법의 세계에 발을 내딛게 된 메리는 자신을 위대한 마녀로 오해한 마법학교 교장 덕분에 학교 이곳저곳을 구경하게 됩니다. 하지만 비밀을 간직한 교장과 교수는 메리의 마법이 자신들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야간비행이라는 꽃의 힘이라는 걸 알고 음모를 꾸밉니다. 메리 때문에 마법세계로 납치 당한 피터를 되찾기 위해 다시 한 번 용기를 내 위험한 마법 세계로 떠나게 된 메리의 위험천만하면서도 화려한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실수투성이의 메리가 위기를 넘기면서 점차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왠지 예전 지브리 작품들에서 느껴지던 감성과 공감이 덜 한 것 같았어요. 캐릭터에 몰입해 응원하고 싶은 기분이 들어야 하는데 언제까지 이 아이의 천방지축 정신없는 모험을 지켜봐야 하나 지루함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애니 속에선 시끌벅적한 이야기들이 계속 이어지는데 그냥 제 3자가 되어 시크하게 지켜보는 기분이었어요. 하울의 성 이후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질감이었던 것 같아요. 캐릭터가 매력없기 때문일까요, 스토리가 허술해서 일까요. 빗자루를 타고 역동적이고 시원하게 하늘을 나는 모습이나 동물들이 합세해 메리를 도와주는 모습 등은 동심을 자극해 좋았던 장면이었습니다.
<플라잉위치>는 극장판 애니가 아니라 잡지에 연재되는 만화(이시즈카 치히로 작)가 원작인 TV 시리즈 애니입니다. 마녀키키와 비슷하게 일반인들과 함께 평범하게 살아가는 마녀들이 저마다 역할을 수행하고 수련하면서 이웃들과 아기자기하게 얽히는 이야기들을 수채화 풍경처럼 따스하게 보여주는 애니입니다. 주인공 마코토는 고등학생으로 느긋하고 약간 멍~한 성격의 마녀입니다. 친척인 치나츠 집에 머물면서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마법을 익혀 나가는 견습마녀입니다. 이미 마녀로서 자신만의 직업을 찾은 친언니나 다른 마녀들을 만나면서 진로 고민도 하고, 경험도 쌓기 위해 미션도 수행하면서 매 편마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모험을 선사해 줍니다. 고대 유적을 몸에 지니고 하늘을 날아가는 거대한 고래를 보러 간다거나, 일반인 눈에는 보이지 않는 마녀들의 카페에 방문해서 유령 종업원을 만나는 등 전개되는 스토리 속에 소소한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잔잔하면서도 마법이라는 신기한 세계가 접목되어 호기심을 자극하는 플라잉 위치는 마녀 키키의 고등학생 버전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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