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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이야기/영화

[영화]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2018)

by R&X 2018.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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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1 - [영화&드라마 이야기/영화] - [영화]신비한 동물사전1(2016)


2016년 <신비한 동물사전>에 이어 2편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가 11월 14일 개봉을 했습니다. 11월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던 프리미어(세계최초 상영) 때 나온 평론가들 반응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J.K.롤링의 위저딩월드(The Wizarding World)가 보여주는 신비한 판타지 세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영화가 계속 나와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만족할만한 관람이 될 것입니다. <예고편>을 통해 짤막짤막하게 보여준 장면만으로도 2편의 내용이 대부분 설명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리뷰를 남긴 것처럼 떡밥 대잔치에, 해리포터 팬들을 위한 추억 우려먹기, 3편으로 가는 중간과정일 뿐인 영화라는 말도 틀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TV에서 수없이 해리포터 재방송을 해줄 때 지겹다고 하면서도 결국 끝까지 채널을 돌리지 못하는 것처럼, 롤링이 만들어낸 마법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지는 순간 그냥 정신없이 빠져들고 맙니다. 

해리포터에서 의미심장하게 등장했던 위대한 마법사들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본다는 것은 마치 전설처럼 옛날 이야기로만 듣던 할아버지 시대를 바로 눈 앞에서 보는 것과 같은 신기함과 경건함마저 느끼게 합니다. 속이 깊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음흉스러운 구석이 있었던 늙은 마법사 알버스 덤블도어의 젊은 시절(주드 로) 모습은 상상한 모습 그대로입니다. 마치 CIA나 MI6 수장처럼 정의로운 것 같으면서도 비밀이 많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으면서도 영악스러운 지략가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예고편에서 본 대로 미국 마법의회에 붙잡혀 있던 그린델왈드가 스펙터클한 액션을 선보이며 탈출을 하게 되고,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 등 전세계 마법부들에 비상이 걸립니다. 

게다가 죽은 줄 알았던 크레덴스가 살아있다는 걸 알게되자 그린델왈드와 영국마법부 모두 각자의 목적과 이해관계에 따라 그를 차지하려고 혈안이 됩니다. 그리고 알버스 덤블도어도 호그와트 시절 제자였던 뉴트에게 비밀 임무를 부탁합니다. 해리포터 때도 그랬듯이 덤블도어는 자기가 직접 나서기 보다 슬쩍 제자들의 등을 떠밀며 위험에 빠뜨리는데는 아주 선수입니다. 오러(나쁜 마법사를 잡는 형사같은 직책)로 정식복귀한 티나 골드스틴도 크레덴스가 있는 파리에 있다는 걸 알게 된 뉴트는 다시 재회하게 된 제이콥과 함께 프랑스로 향합니다. 

프랑스를 주무대로 그동안 궁금해 마지않던 내기니와 보다 강력해진 크레덴스, 뉴트의 옛연인이었던 레타 레스트랭, 전쟁영웅이자 뉴트의 형인 테세우스, 그리고 해리포터 1편에 나온 '마법사의 돌'을 만들었던 장본인이자 연금술사로 이름을 날린 니콜라스 플라멜 등 수많은 마법사가 한 곳에 모입니다. '신비한 동물들'이라고 내세운 제목과는 달리 동물들이 나오는 씬은 많지 않아 아쉽지만, 대신 아주 강력한 귀여움을 장착한 니플러 베이비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뉴트의 새로운 조력자가 되어준 중국의 영물인 조우우가 아주 매력적인 모습을 과시합니다. 1편에서 나왔던 니플러와 피켓은 잠깐 등장하는데 둘 다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서양인들의 눈으로 본 일본의 갓파 모습을 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입니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134분이지만 스토리는 크게 진전된 것은 없습니다. 예상한 대로 탈출한 그린델왈드가 마법세계를 분열시키고, 마법사들을 선동하면서 크레덴스를 끌어들이기 위해 여기저기 검은 마수를 뻗어나가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볼드모트는 흑백으로 따지면 그냥 어둠의 제왕 그 자체의 검은 악당이었다면, 그린델왈드는 좀더 설득력있는 신념을 내세워 마법사들을 현혹시킵니다. 고아원에서 자랐던 크레덴스가 자신의 뿌리를 찾아 헤매다가 그 비밀에 한 걸음 다가서면서 큰 반전을 주는 것으로 영화는 아쉽게 마무리 됩니다. 

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CG 기술로 수많은 마법들이 마치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상인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표현된다는 것, 해리포터 팬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주문들이 식당 메뉴 주문하듯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것을 보는 즐거움, 마치 찾아보면 실제 우리 주변에서 발견될 것 같은 신비한 동물들이 전해주는 궁극의 귀여움, 그리고 해리포터 시대로 이어지는 여러 인물들이 툭툭 튀어나올 때 느껴지는 반가움, 다음 편을 위해 심어놓은 떡밥의 의미를 팬들끼리 주고받으며 오래오래 수다떨 거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캐릭터들이 발전된 모습도 볼 만합니다. 뉴트는 전편보다는 훨씬 프로페셔널하게 동물들을 다루고 있고, 제이콥도 1편에선 넋나간 표정이 많았는데, 이젠 아무리 놀라운 일도 그러려니 받아들입니다. 퀴니는 1편에서는 너무너무 이뻤는데, 이번 편에서는 많이 안쓰럽고 지쳐보입니다. 티나도 오러로서 좀더 의젓해지고 강해졌습니다. 수현도 어벤져스 때보다는 영화 속에 좀더 잘 스며든 것 같습니다. 새로 등장한 인물들은 반전이 되는 메인 스토리를 진행시키기 위한 들러리에 그쳤지만, 덕분에 과거를 회상하는 씬에서 반가운 호그와트를 다시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를 보다 보면 이젠 거의 외우다시피 한다고 생각했던 해리포터 시리즈를 한 번 더 확인해야 하는 일들이 생깁니다. 저 사람 분명 어디서 봤는데, 아, 저건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언제 나왔던 건데...하면서 또 한 번 해리포터와 조우해야 하는 단서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그게 지겹다는 분들도 있지만, 그 덕분에 더 시리즈가 기다려지는 사람도 있으니 예정된 5부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이 즐거움이 오래오래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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