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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이야기/영화

[영화]주먹왕랄프2:인터넷속으로 (Ralph Breaks the Internet, 2018)

by R&X 2019.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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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흐름상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2012년 게임 속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주먹왕 랄프>가 개봉된 이후 6년 만에 후속작인 <주먹왕 랄프2 : 인터넷 속으로>가 개봉됐습니다. 주먹왕 랄프는 8비트 게임인 '다고쳐 펠릭스'에서 건물을 부수는 악당으로 나오는 게임 캐릭터입니다. 1편에서는 랄프가 악당 역할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자신의 게임을 벗어나 플러그로 연결된 오락기 게임을 넘나들며 좌충우돌 하는 모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소닉, 팩맨, 스트리트 파이터 등 반가운 게임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 그리운 추억과 함께 신선한 재미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2편은 인터넷 세상 속으로 들어간 랄프와 그의 단짝 친구 바넬로피가 게임 뿐 아니라, 이베이와 각종 소셜 사이트, 검색과 팝업 공간을 넘나들며 디즈니의 다양한 캐릭터들과 조우하면서 겪게 되는 또 한 차례의 소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영화와 게임 속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 영화 내내 익숙하고 반가운 얼굴들을 찾느라 눈이 뱅뱅 돌 지경이었어요. 

랄프와 바넬로피는 낮에는 게임 속에서 캐릭터로서의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가, 오락실 영업 시간이 끝나면 바에서 맥주를 즐기거나 다른 게임 속으로 들어가 신나게 즐기면서 평범한 일상을 보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가던 바넬로피를 위해 슈가러시 게임에 몰래 잠입해 새로운 레이싱 루트를 개설한 랄프 덕분에 바넬로피는 모처럼 신나게 질주하지만, 오락기를 조작하던 소녀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폭주하는 게임을 컨트롤 하려다 운전대를 부숴버리고 맙니다. 이미 단종된 게임기라 운전대를 새로 구하려면 이베이 경매에 입찰할 수밖에 없었지만 값이 200달러로 너무 비싸서 오락실 주인은 슈가러시 오락기를 폐기하기로 결정합니다. 

게임이 중단돼 바넬로피는 졸지에 갈 곳을 잃게 되고, 이에 책임을 느낀 랄프는 이베이에 가서 운전대를 구해오기 위해 바넬로피와 함께 인터넷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랄프와 바넬로피가 발을 내디딘 인터넷 세상은 풍부한 상상력으로 구현된 거대한 미래 도시 형태를 취하고 있었고, 사람을 대신한 아바타들에 의해 게임과 소셜, 검색, 구매행위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베이를 찾아간 랄프와 바넬로피는 경매가 뭔지도 모르고 무작정 높은 가격으로 입찰을 해서 운전대를 낙찰받았지만, 2만 달러가 넘는 어마어마한 현금을 내지 못하면 낙찰 기회뿐 아니라 운전대를 영영 잃어버릴 위기에 처합니다. 현금을 벌기 위해 인터넷 속에서 돈 되는 일을 찾아나선 랄프와 바넬로피는 게임 아이템을 취득하려 하거나, 인기있는 영상을 찍어 하트를 벌거나, 팝업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군분투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반가운 얼굴들이 어찌나 많던지, 마치 디즈니 캐릭터가 모두 모인 파티장에 온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꽤 많은 분량으로 등장한 디즈니의 공주들은 물론이고, 그냥 스쳐지나가는 캐릭터들만 해도 아이언맨, 아기 그루트, 스타워즈 캐릭터, 토이스토리, 주토피아, 곰돌이 푸에 나오는 당나귀 이요르, 일곱난쟁이, 피터팬과 팅커벨, 베이맥스, 덤보 등등... 엄청납니다. 그리고 고인이 된 스탠 리(마블 코믹스 명예회장)의 아바타도 등장합니다. 잘 살펴보면 포스터나 각종 팝업, 건물 등에 디즈니, 픽사,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상징이나 캐릭터들이 실려 있고, 유명한 웹사이트나 앱의 로고 등도 무수히 많이 등장합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우리나라 카카오톡과 네이버 등도 휙휙 지나갑니다.

엄청난 비중의 카메오와 오마주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귀에 익숙한 반가운 목소리도 많이 들려오는데요, 인터넷 세상에서 랄프와 바넬로피가 만난 '슬로터 레이스' 게임의 NPC 캐릭터인 섕크의 목소리역은 원더우먼을 맡은 갤 가돗이 맡았습니다. 디즈니 공주들의 목소리 또한 오리지널 애니에서 등장했던 크리스틴 벨(안나), 맨디 무어(라푼젤), 이디나 멘젤(엘사), 페이지 오하라(벨) 등 목소리 연기자들을 그대로 데려와 반가움이 더 컸습니다. 예쓰 역에는 <히든 피겨스>에 나왔던 타라지 P. 헨슨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고, 주인공인 랄프목소리는 뮤지컬 영화 <시카고>에서 록시의 남편으로 나왔던 연기파 배우 존 C. 라일리가 열연했습니다. 

스토리는 사실 랄프나 바넬로피의 행동이 무모하거나 답답한 점도 많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너무 식상하고 뻔한 전개였지만, 인터넷 세상을 입체적이고 맛깔스럽게 잘 표현한데다 오랜 세월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캐릭터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에 취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몰입해서 봤어요.  한 번 봐서는 작품 속에 담긴 이스터 에그나 다양한 캐릭터들을 다 캐치할 수 없기 때문에 몇 번을 더 들여다 봐야 할 것 같지만 아마도 빨리 감기를 이용해 필요한 부분만 보게 될 거 같아요. 주먹왕 랄프에 나오는 작품들 중 아직 못본 영화나 애니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찾아서 보시길 권해드려요. 적어도 이 영화에 소개된 작품 중에는 재미없는 게 하나도 없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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