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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이야기/영화

잭 더 자이언트 킬러 -재크와 콩나무 유쾌하게 비틀기

by R&X 2018.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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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슈퍼맨 리턴즈>, <액스맨-퍼스트 클래스>를 감독했던 브라이언 싱어의 최신작, <잭 더 자이언트 킬러>입니다. 어릴 적 동화로 읽었던 '재크와 콩나무'는 게으르고 어리석은 잭이 엄마의 심부름으로 소를 팔러 나갔다가 어느 노인의 감언이설에 속아 소를 마법의 콩 5개와 바꿔오게 되고, 땅에 심은 콩이 거대한 나무로 자라 하늘 위 거인의 세계로 가게됩니다. 그곳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닭을 훔쳐오고, 거인의 보물을 야금야금 훔쳐오다가, 말하는 마법의 하프를 훔치던 중 거인에게 들켜 황급히 도망을 쳐 콩나무를 베어버리고 훔쳐온 보물로 잘 살았다는 다소 황당한 모험 이야기입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에 의해 새롭게 탄생한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평범한 농민이었던 잭이 갑작스럽게 닥쳐온 거대한 위험에 맞서 용감하게 싸우고 승리하여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젊은 영웅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인간이 사는 '클로이스트'와 거인들이 사는 세계 '간투아'를 잇는 것은 바로 마법의 콩이 자라서 만들어지는 거대한 콩나무입니다. 에릭 왕이 과거에 거인의 심장으로 만든 왕관으로 거인들을 제압해 간투아에 가둬버린 후 거인들은 원통해 하며 인간에게 복수할 날만 꿈꾸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흘러 그 모든 이야기는 전설로만 남게 되고 왕관과 마법의 콩은 에릭 왕의 무덤에 묻히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죠.

우연한 기회에 마법의 콩을 얻게 된 잭은 실수로 자신의 집에 콩 하나를 떨어뜨리게 됩니다.그리고 그 날 밤 모험을 찾아 성을 몰래 빠져나온 공주 이사벨이 길을 헤매다 잭의 집을 찾아옵니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바닥에 떨어졌던 콩에 물이 닿게 되자 마법이 되살아나 거대한 콩나무가 잭의 집을 뚫고 하늘 높이 자라기 시작했고, 그 집안에 있던 이사벨 공주도 콩나무와 함께 하늘 저 편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공주를 찾기 위해 왕은 최정예 가디언들과 공주의 약혼자인 로드릭 경을 콩나무 위로 파견하고, 유일한 목격자인 잭도 공주 수색대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제부터 잭의 진짜 모험이 시작되는데요~
 
정체를 드러낸 신비한 간투아, 거인들의 세계는 <장화신은 고양이>에 나왔던 것보다는 좀더 장대하고 신비롭습니다. 3D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서인지 거대한 거인들의 얼굴이 새겨진 바위도 웅장하고, 끝도 없을 것처럼 떨어지는 폭포수도 장엄합니다. 우락부락한 거인들의 모습도 제각각 개성이 살아 있네요. 거인들에게 잡혀 아슬아슬한 위기를 맞게 되는 공주와 가디언 대장 엘몬트는 잭의 기지로 가까스로 탈출하게 되는데, 거인과 대적하는 잭의 활약은 만화처럼 재미있고 유쾌합니다. 거인들의 보물창고엔 <재크와 콩나무>에 나왔던 금빛 하프와 값비싼 보물들이 그득그득한데, 그 아까운 보물들은 그냥배경장면 중 하나일 뿐 이 영화에선 그다지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세계 정복의 야욕을 가진 로드릭 경은 에릭 왕의 왕관을 이용해 거인들을 움직이려 하지만, 잭과 가디언 대장 엘몬트가 이를 저지하게 되죠. 생각보다 쉽게 잭과 공주가 콩나무에서 탈출해 맥이 빠지는가싶더니 곧이어 거인들의 대 반격이 시작됩니다. 
 
영화는 12세 관람가 등급답게 잔혹하거나 위태롭지 않고 시종일관 가볍고 경쾌합니다. 전쟁 장면도 <나니아 연대기>처럼 착해서 긴장감은 전혀 없습니다. 그래도 거대한 콩나무가 쓰러지는 장면이나 거인들의 큼직큼직한 움직임, 잭이 기지를 발휘해 공주와 나라를 구하는 이야기는 스펙터클한 비주얼로 잘 포장해 지루하지 않게 펼쳐집니다. 주인공 잭은 <액스맨-퍼스트 클래스>에서 행크 맥코이(비스트)역을 맡은 니콜라스 홀트였는데, 연기가 다소 밍숭하고 평범했어요. 잭 자체로는 그닥 멋있어 보이지 않았지만 영화 속에서 잭이 활약을 거듭할수록 점점 그를 인정하는 듯한 가디언 대장 엘몬트(이완 맥그리거)의 표정을 통해 평범한 농민이었던 잭이 한 나라를 구하는 영웅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흐뭇하게 그려집니다.
 
익숙한 동화의 이야기를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비틀어 보여줄까, 하늘을 뚫고 올라가는 거대한 콩나무의 모습은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거인들과의 싸움은 어떤 식으로 펼쳐질까가 이 영화를 보는 관전 포인트였을텐데 스토리는 어차피 뻔한 것이었고, 액션과 비주얼은 가볍게 즐기기에 나쁘지 않았습니다. 굳이 평점을 주자면 7.9 정도. <백설공주-미러미러>보다는 확실히 재밌고, <헨젤과 그레텔>하고 비교해도 이 영화가 좀더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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