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키퍼스 와이프(The zookeeper's wife)는 2017년에 개봉한 영미합작 전쟁 드라마 영화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폴란드를 침공했을 때 유대인 박해가 일어나자 자신들이 운영하던 동물원에 유대인 300명을 숨겨주었던 얀 자빈스키, 안토니나 자빈스카 부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이앤 애커먼의 동명 소설은 안토니나 자빈스카의 일기와 사건기록들을 중심으로 집필한 자서전격 소설이라 이 영화의 시선도 안토니나의 시점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안토니나는 제시카 차스테인이 맡았고, 남편 얀 자빈스키 역에는 요한 헨델베르그, 독일장교 루츠 헥은 캡틴아메리카 시빌워에서 제모 남작 역을 맡았던 다니엘 브륄이 연기했습니다.
영화의 초반부는 동물원에서의 평화로운 일상과 동물을 대하는 남다른 마음씨를 가진 얀, 안토니나 부부의 평온한 모습이 그려집니다. 하지만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시가지에 포탄이 쏟아지자 동물원도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그 영화를 보면서 혼란스러운 전쟁 상황에서 동물원의 동물들이 어떻게 다뤄지는지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울타리가 망가져 이리저리 날뛰는 동물들에게 가차없이 총질을 퍼붓는 독일군의 무자비한 모습과 이를 보며 울부짖는 안토니나의 모습이 실감있게 다가옵니다.
동물들이 몰살당할 위기에 처했지만, 다행히(?) 침공 이전부터 안면이 있었던 동물학자 겸 독일장교 루츠 헥이 안토니나에게 동물들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제안합니다. 희귀동물에 대한 연구를 위해 동물들을 안전하게 독일로 이전시켜주겠다는 말에 안토니나 부부는 동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독일군의 횡포로 마을의 유대인들이 제한구역인 게토로 끌려가 감금 생활을 하게 되자, 얀은 이를 두고 볼 수 없어 아내에게 위험한 부탁을 합니다. 게토에 갇힌 유대인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해오겠다는 것입니다. 자칫하면 부부의 생명도 위태로운 처지에 놓이게 되지만, 친구와 지인들이 게토로 잡혀가는 상황에서 용기를 내 위험을 무릅쓰기로 합니다.
안토니나는 루츠가 몰두하고 있는 종 번식 연구를 위해 동물원 부지를 제공하기로 하고, 독일 병사들을 위한 돼지를 사육하겠다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돼지 사료를 위해 게토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가져올 수 있도록 출입을 허가해 달라고 합니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자 남편인 얀은 음식물 수거차를 이용해 몰래몰래 게토에서 유대인들을 빼내옵니다. 그리고 이렇게 게토에서 탈출한 유대인들은 동물원 지하 비밀 장소에서 숨죽여 지내다 접선책들의 도움으로 안전한 곳으로 빠져나갑니다.
목숨을 건 첩보 활동을 하는 부부의 생활에도 조금씩 위기가 찾아옵니다. 안토니나를 마음에 들어하는 루츠 헥의 사심을 눈치 챈 남편이 아내를 의심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극도의 긴장과 공포 속에서 사람들을 다독이며 한 편으로는 독일군을 상대해야 하는 안토니나 또한 이 답답한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한없이 자애롭고 따스한 아내는 남편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독이며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하고 남편과의 사이를 회복합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 계속 터지지만, 벌벌 떨리는 무서운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서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안토니나의 모습이 눈물겹도록 아름답습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만일 내가 아는 친구, 지인, 이웃이 어떤 이유로 총칼을 가진 자들로터 위협을 당할 때 나는 모든 걸 내던지고 선뜻 손을 내밀 수 있을까 고민해 봤는데, 보통 용기가 아니고서는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이 영화가 실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 안토니나의 고뇌, 눈물, 두려움, 그리고 안도와 감사의 모든 순간들이 더 깊이 있게 다가옵니다.
포스터의 아기 사자 얼굴이 너무나 귀엽고 제시카 차스테인의 얼굴이 너무나도 온화하고 평온해 보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봤다가 무거운 주제에 한 번 놀라고,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다정하고 이타적인 안토니나의 모습에 머리를 숙이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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