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드]진정령 인물소개 ① 강징과 위무선 - 묵향동후 (소설 & 애니명 : 마도조사)

※인물 소개내용 중에 드라마 내용에 대한 강력한 스포가 포함돼 있으니 주의를 요합니다. 

중국 작가 묵향동후(墨香銅臭)의 소설 원작 <마도조사>가 큰 인기를 얻은 데 힘입어 드라마, 애니, 웹툰, 오디오드라마, 게임까지 제작이 됐다고 합니다. 라프텔에 소개된 애니 <마도조사> 1기를 본 후 내용에 흥미가 생겨서 드라마까지 찾아보게 됐는데, WAVVE 앱에 한글자막판이 올라와 있고(유료), 올레 TV와 네이버 N시리즈에 50화(유료 대여) 전편이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2019/12/18 - [애니]마도조사 (드라마는 진정령)-묵향동후

[애니]마도조사 (드라마는 진정령)-묵향동후

드라마 제목은 <진정령>으로 소개됐는데, 주인공인 위무선이 영을 부릴 때 쓰는 도구인 피리의 이름이 '진정'입니다. 애니는 액션이 화려하고 압축된 내용으로 주요 장면을 임팩트있게 보여주는 반면, 드라마는 50편으로 구성된 만큼 사건의 전개나 인물 관계가 좀더 장황하면서 세세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소설 원작과 약간 다르게 각색되긴 했지만 마도조사의 전체 흐름을 이해하기엔 애니보다 드라마가 더 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시신을 이용해 좀비나 강시처럼 움직이는 '괴뢰'가 등장하는 장면이나 도술을 부리는 장면들이 다소 어색한 연출과 CG로 표현되고 있어서 중드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운몽 강씨 가족들- 종주 강풍면, 강징, 위무선, 강염리, 종주 부인 우자연

도를 닦아 귀신이나 령을 제압하는 선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이 많이 나오고 인물을 호칭할 때도 본래의 이름과 자, 호, 별칭 등이 섞여 나오기 때문에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원작이 주인공 위무선과 남망기의 관계를 BL로 규정짓고 있기 때문에 남녀간의 로맨스는 거의 나오지 않고 15세 관람가 등급의 선을 넘지 않는 한도내에서 위무선과 남망기의 특별한 감정선이 의미심장하게 표현되거나, 그 외 등장인물간의 관계도 한없는 헌신이나 애증, 집착, 광기 등의 진한 감정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드라마를 끝까지 보고 나면 분명 악인은 존재하지만 절대악이나 절대선으로 흑백이 나뉘는 게 아니라 그저 안타까운 사연의 근저에 잘못된 선택과 인간의 나약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애잔하고 애석할 따름입니다. 

 

※인물 소개내용 중에 드라마 내용에 대한 강력한 스포가 포함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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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몽 강씨 강징(강만음) 입장에서 본 위영(위무선)과의 관계 

주인공인 위영(자는 무선)은 포산산인의 제자인 장색산인과 운몽 강씨의 충복이었던 위장택의 아들로 어릴 때 부모를 잃고 강풍면 장주에게 거둬져 아들인 강징과 딸 강염리와 친형제처럼 자라났습니다. 강풍면의 부인인 우자연은 가문끼리 정한 혼인으로 강씨 가문의 안주인이 됐지만, 강풍면과 장색산인의 과거 관계를 오해하면서 강징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고 영특한 위무선을 감싸고 도는 남편이 늘 못마땅해 위무선이 눈엣가시였습니다. 

강징(자는 강만음, 호는 삼독성수)은 위무선을 친형제처럼 따르고 좋아했지만 어릴 때부터 능력이 출중한 위무선과 비교당하면서 남들의 수근거림을 들어야 했고, 부모님이 위무선을 놓고 언쟁을 벌이며 불화가 생기는 것에 초조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또한 위무선의 자유분방하고 남한테 친화적이면서 아무 때나 참견하기 좋아하는 성향 때문에 늘 강씨 가문에 누를 끼치거나 문젯거리를 몰고 다니는 것에 이골이 난 상태였지요. 

강징은 자존심과 호승심이 강하고 특유의 독설 때문에 남들과 친해지기 어려운 성향이었지만, 친누나인 염리와 말썽쟁이긴 해도 늘 자신의 편이라고 믿는 위무선과 찰떡처럼 붙어다녔습니다. 하지만 선문 세가 자제들이 고소 남씨의 운심부지처로 수학을 위해 모였을 때 위무선은 주변 사람들과 점점 인연을 넓혀가면서 사방팔방 온갖 사건사고에 휘말리기 시작했고, 특히 남씨 둘째공자인 남잠(자 망기)과 어울리며 둘만의 특별한 관계를 쌓아가는 걸 보면서 강징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되죠. 

옆에 있으면 괴롭고 없으면 그리운데,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대에 대한 안타까움과 서운함이 강징의 마음 속에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단, 강징의 애정은 BL이 아닌 어릴 때부터 함께해온 형제로서, 문중을 함께 이끌어갈 동반자로서의 굳건한 결속과, '내 사람'이라는 확실한 인정이 필요한데, 바람처럼 구름처럼 자유로운 위무선은 강징이 붙들어 두기엔 너무나 자유로운 영혼이었습니다.) 

왼쪽이 위영(위무선), 오른쪽이 강징(강만음)

기산 온씨 가문이 본격적으로 발톱을 드러내면서 선문세가 자제들을 동굴에 가두고 도륙현무를 잡도록 했을 때, 위무선은 온씨 가문 둘째 아들인 온조와 그 정부(情婦) 영교에게 핍박받는 난릉 금씨 '면면'을 도와주려다 몸에 낙인이 찍히게 되고, 이 사건을 계기로 온씨 가문에 정면으로 반박하여 맞서게 됩니다. 강징이 다른 제자들을 데리고 동굴을 빠져나간 사이 둘만 남은 위무선과 남잠이 도륙현무를 물리쳐 영웅으로 떠오른 반면 강징은 아무런 공도 세우지 못하고 오히려 집에 돌아가 어머니에게 꾸중만 듣습니다. 

그리고 위무선의 오만방자함을 핑계로 운몽 강씨 연화오로 쳐들어온 온씨 가문에 의해 강징과 위무선, 염리만 제외하고 강종주 내외와 문중이 몰살을 당하고 맙니다. 강징은 위무선에게, '다른 사람이 죽든말든 네가 왜 나서서 우리 가문에 이런 피해를 입혔느냐, 부모님을 살려내라'며 울부짖습니다. 강징이 절망과 분노로 무너져 있을 때 위무선은 자신이 구해준 적이 있었던 온정, 온녕 남매의 도움으로 몸을 숨기지만, 강징이 온조에게 붙잡히는 바람에 선인으로서 살아갈 영력의 근원인 '금단'을 잃고 폐인이 되고 맙니다.

의사인 온정의 도움으로 위무선이 강징 몰래 자신의 금단을 넘겨서 강징이 기사회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강징은 한참 후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에 위무선이 자신을 위해 어떤 희생을 치렀는지 알지 못합니다. 강징이 금단을 얻고 회복하는 사이 온조에게 붙잡힌 위무선은 난장강에 던져져 악령들 사이에 떨어지게 되고, 거기서 궤도술법을 익혀 마도의 길에 들어서게 됩니다. 

4대 가문의 협공으로 온씨 가문은 무너지지만 제 2세력이던 난릉 금씨가 기산 온씨와 비슷한 절차를 밟으며 암암리에 움직입니다. 한편, 도륙현무를 잡을 때 우연히 발견했던 음철로 음호부를 만들어 사령들을 부릴 수 있게 된 위무선은 명문세가 사람들의 두려움과 질시 어린 시선을 받게 됩니다. 게다가 어리고 젊은 강징이 운몽 강씨의 종주가 되고 급격히 세를 불려 나가자 그 뒤에 강력한 능력자인 '이릉노조 위무선'이 버티고 있다는 것이 다른 문중들에게는 영 못마땅한 상황입니다. (이릉노조는 이릉에서 창시된 궤도술법의 창시자라는 의미입니다.) 이 때부터 소위 명문세가라고 하는 자들의 비열한 모습들이 나타나고, 강징은 위무선을 감싸주지 못하고 대세에 휘둘리면서 갈팡질팡 하고 맙니다. 

게다가 위무선이 온씨 잔당들을 험하게 다루는 난릉 금씨의 손에서 온정과 온녕 남매를 구하고 온씨 사람들을 이끌고 난장강으로 숨어들어가게 되자 강징은 난감한 상황에 처합니다. 자신이 종주가 되면 위무선이 옆에서 가문의 부흥을 위해 언제까지나 함께 해줄거라 생각했는데, 아무리 은인이라고는 하나 온씨 잔당들을 위해 모든 걸 버리고 떠나는 위무선을 강징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원망스럽고 분통도 터지고 안타깝지만, 강징은 약한 자를 외면하지 못하는 위무선의 뜻을 막을 수 없어 결국 서로의 몸에 상처를 남기고 위무선을 문중에서 추방합니다.

하지만 위무선을 제일 좋아하는 사저 강염리의 혼인을 앞두고 셋이서 몰래 빈 폐가에 모여 연근갈비탕을 먹을 때만큼은 찰나의 시간이나마 예전처럼 우애깊고 행복한 가족으로 돌아갑니다. 비극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강징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는 사건이 또 일어납니다. 

금자헌과 누이 강염리 사이에 태어난 조카 금릉의 만월례에 초대를 받은 위무선이 자의식이 있긴 하지만 괴뢰가 된 온녕을 데리고 왔을 때 음모에 빠져 온녕이 매형인 금자헌을 죽이고 만 것이죠. ㅠ.ㅠ 이 사건으로 온정이 더이상 위무선에게 폐를 끼칠 수 없어 남은 식구들을 데리고 난릉 금씨를 찾아가게 되고 결국 온씨들은 모조리 목숨을 잃고 맙니다. 

이에 격분한 위무선이 음호부의 힘을 사용해 명문세가와 맞서게 됐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피리로 조종되는 사령들이 강징과 운몽 강씨 제자들만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강징 또한 마음 속엔 아직도 위무선을 향한 애정이 남아 있어 공격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방해공작으로 위무선이 아닌 다른 힘에 의해 사령들이 강씨 가문을 공격하고, 그 사령에 의해 괴뢰가 된 수사들이 위무선을 찾아온 강염리를 칼로 베고 맙니다. 위무선과 강징 모두 강염리가 다친 것에 놀라 어쩔 줄 몰라 하는 사이 위무선의 등을 찌르는 칼을 대신 맞아 강염리도 결국 목숨을 잃게 됩니다.

온녕을 데리고 온 위무선 때문에 금자헌이 죽고, 궤도 술법으로 선문세가를 공격하다 결국 누이의 목숨까지 앗아간 위무선에 대한 분노와 슬픔으로 강징의 화는 극에 달합니다. 사저의 죽음을 보고 폭주하다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절벽에 몸을 던진 위무선을 남망기가 가까스로 붙들지만 강징의 칼부림으로 위무선은 절벽 아래로 떨어집니다. 나중에 나오지만 강징은 극도로 분노하고 이성을 잃은 그 순간에도 위무선을 차마 찌르지 못했고, 그의 칼은 옆의 바위만 애꿎게 긁었습니다. 결국 절벽으로 떨어진 건 모든 걸 안고 가겠다는 위무선의 의지였던 것이죠.

운몽 강씨 강징 강종주와 고소 남씨 남망기 

16년 후 모현우의 헌사로 위무선이 다시 소환되어 돌아왔을 때 강징은 자신의 무기인 자전으로 혼백을 튕겨내려 하지만 실패합니다. 강징은 그가 위무선이라고 의심은 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어 돌아서고 말죠. 이때까지만 해도 위무선이 살아돌아오면 죽일 것처럼 무섭게 굴었지만, 결국 위무선이 정말 돌아왔다는 걸 알았을 때는 왜 바로 연화오로 오지 않았느냐면서 툴툴 거릴 정도로 강징은 위무선에게는 정말 약한 사람입니다.

말로는 '위무선 네가 연화오 사당의 부모님 앞에 무릎꿇을 자격이 있느냐'며 몰아쳐 대지만, 나중에 위무선이 관음묘에서 위험에 빠졌을 때 한걸음에 달려온 것도 결국 강징입니다. 관음묘에서 위무선에게 씌워졌던 모든 음모와 혐의가 파헤쳐 지면서 진실이 드러났고 화해도 했지만 두 사람 안에 맺힌 묵직한 응어리는 여전히 남아있을 것입니다.

온녕으로부터 '금단의 진실'을 듣고 통곡하며 가슴아파 하던 강징 또한 그가 금단을 잃었던 결정적인 이유가 온씨 추격대에게 위무선이 들키지 않도록 일부러 붙잡혔던 것이 원인이었다는 것을 독자와 시청자는 알고 있지만, 끝내 그 이야기를 강징은 입밖에 내지 않더라구요. 당장은 위무선과 예전처럼 가까운 사이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결국 두 사람의 마음은 이어져 있기에 서서히 그 갈등의 골이 얕아지리라 생각됩니다. 

관음묘에서 '그' 악당님이 강징에게, '사람들은 젊은 나이에 종주가 된 강징이 급속하게 가문의 재건을 이루고 있었고, 이릉노조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원군이 그의 뒤에 버티고 있기에 더더욱 경계하고 견제하며 그 틈을 이간질하고 흔들려고 했다, 애초에 네가 위무선과의 사이가 어찌할 수도 없을 만큼 견고하고 단단한 사이라는 걸 그들에게 인식시켰다면 그런 비극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적반하장으로 상처를 후벼파는 말을 합니다.

그 말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상대가 진실을 감춘 상태에서 행방이 묘연하다 갑자기 나타나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고, 둘만의 약속도 저버린 채 자신과 반대의 길로 나아가며 변하는 모습을 보일 때 자신이 지켜야 할 것을 다 내려놓고 그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고 믿어주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일까요. 금단을 잃은 상태로 난장강에 떨어져 결국 칼을 버리고 마도의 술법으로만 살아남게 된 자신의 입장을 위무선이 강징에게 미리 이야기 했더라면 모든 게 달라졌을까요.

어차피 강징 입장에서는 위무선은 잡을 수 없는 바람이라 이별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마지막까지 강징은 위무선이 그랬던 것처럼 구구절절 자신의 입장을 변명하지 않고 돌아간 것이겠지요. 진실을 모른 상태였어도 연화오의 문을 위무선에게 열어줬듯이 언제든 다시 위무선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월 20일부터 마도조사 웹툰이 리디북스에서 연재됩니다. 현재 50화까지 나왔고, 대여 및 구매가 가능합니다.[리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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