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드라마 이야기/드라마

[영드]조지 엘리엇 소설 원작의 BBC 드라마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

by R&X 2018. 6. 7.
반응형

결말이 포함된 리뷰입니다. 영국 여류작가 조지 엘리엇이 1860년에 쓴 3권짜리 소설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이 1997년 BBC에서 2시간 짜리 드라마로 제작되었습니다. 내용은 소설에 충실하게 만들어졌고, 결말 부분만 약간 다르게 구성되었어요. 영국 성 오그스 마을 근처 플로스 강변(소설 속 지명일 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함)에서 물방앗간을 운영해오던 털리버 씨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털리버 씨에게는 아들 톰과 딸 매기가 있었는데, 두 남매는 무척 사이가 좋았습니다. 털리버 씨는 아들이 아버지의 직업을 물려받지 말고 좀더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비싼 학비를 들여 톰을 스텔링 목사에게 보내 교육을 시킵니다. 반면 고집이 세지만 영리한 딸 매기는 그 시대에 맞는 '조신한' 여성이 되길 바라며 사촌 루시와 함께 여학교에 보내집니다.

물방앗간을 사이에 두고 털리버 씨는 변호사 웨컴과 소송을 벌이고 있었는데 그 둘은 볼 때마다 서로 으르렁 거렸습니다. 톰이 교육을 받는 곳으로 웨컴의 아들 필립도 오게 되었는데 필립은 등이 굽은 장애아였습니다. 아버지들끼리 원수지간인 만큼 두 소년도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하지만 음악과 그림, 예술에 소질이 있고 책을 좋아하는 소년 필립에게 매기는 마음이 쏠렸습니다. 둘은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고 순수한 우정을 나눴지만, 오빠인 톰은 매기에게 필립과 가까이 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몇 년 후 변호사 웨컴이 건 소송에서 지게 된 털리버 씨는 물방앗간을 빼앗기게 되고, 굴욕스럽게 웨컴 밑에서 관리인으로 일하게 됩니다. 털리버 씨는 성경에 맹세코 웨컴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두 집안은 철천지원수가 됩니다. 톰이 이모부 딘을 도와 사업에 성공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털리버 씨는 세상을 떠납니다.  

장성한 필립과 매기는 다시 만나 사랑을 꿈꿨지만, 톰의 철저한 반대에 부딪혀 두 사람은 맺어지지 못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사촌 루시의 약혼자인 스테판의 구애에 마음이 흔들린 매기는 사랑의 도피를 시도하지만, 자신의 도덕적 가치에도 위배되고, 오빠 톰과 루시의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이 일로 톰과 크게 다투게 된 매기는 집에서 쫓겨나 홀로 외딴 곳에 머무르게 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온 동네가 물에 잠기게 되고, 매기는 보트를 타고 물방앗간으로 가 집에 갇힌 오빠 톰을 구해내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두 사람 다 물에 빠져 목숨을 잃게 됩니다. 오빠를 구하고, 가족 간의 오해가 풀리고, 필립과도 잘 되는 해피엔딩 스토리이기를 기대했지만, 작가는 비극을 선택했네요.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한가운데에서 가족간의 갈등, 이웃과의 충돌, 신분과 이권의 대립, 사랑의 혼란 등 개개인이 겪어나가는 운명의 소용돌이가 섬세하게 잘 그려지고 있습니다.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 속에서 순종적이고 조신한 여성상을 강조하는 아버지와 오빠의 권위 속에서 매기는 늘 상처받고 갈등하지만,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간직한 매기였기에 그녀의 선택은 늘 가족에 대한 배려가 우선이었습니다. 가족의 명예, 자존심, 권위를 중시해 필립에 대한 매기의 사랑을 인정하지 않고, 스테판과의 일도 가족의 평판을 우선시 하며 무조건 매기를 비난하고 거부한 오빠 톰이지만, 매기는 끝까지 신뢰와 사랑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홍수로 인해 위험에 닥쳤을 때, 오직 오빠를 구하기 위해 배를 띄운 매기의 사랑은 결국 죽음이라는 비극으로 끝났지만, 사회적 관습이나 틀을 뛰어넘어 화해와 용서, 사랑을 보여준 매기의 노력은 감동적인 모습이었죠. 여주인공은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는데 <이퀼리브리엄>에서 크리스찬 베일의 마음을 움직인 여자(메리 오브라이언) 역을 맡은 배우였네요. <미스 포터>, <워호스> 등에도 출연했고, 유령신부에서 빅토리아 목소리역도 맡아 열연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