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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이야기/영화

[영화]퍼시픽림- 업라이징 (2018)

by R&X 2018.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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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퍼시픽림>이 개봉한 후 5년만에 후속작인 <퍼시픽림:업라이징>이 개봉했습니다. 퍼시픽림 1편은 2025년 일본 태평양 연안에 커다란 균열이 일어나면서 지구와 우주를 연결하는 포털이 생겨 외계괴물 '카이주'가 나타나 초대형로봇 '예거'가 이를 무찌르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예거는 너무 거대해서 두 명 이상의 파일럿이 서로 정신감응을 한 상태로 뇌파를 사용해 협력해서 싸우는 시스템입니다. 두 사람의 정신이 연결되면 서로의 기억을 공유하게 되며, 호흡을 맞춰 팔 다리를 움직이는 대로 예거가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예거 안에서 파일럿은 끊임없이 달리고 주먹을 휘두르고 발차기를 해야 하는 극한 직업입니다. 그 옛날 <84 태권브이>에서 훈이가 로봇 조종을 하다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실제로 태권도 동작을 하면 태권브이가 똑같이 기동하는 일심동체형 방식과 유사하나, 훈이는 자유롭게 아무것도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태권도 동작을 했지만, 예거는 파일럿들이 복잡한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어 마치 부속품처럼 여겨집니다. 예거는 파일럿 둘이 조종하다가 한 사람이 부상을 당하면 혼자서는 기동이 안되기 때문에 새로운 파일럿이 추가로 투입되어야 합니다. 

<퍼시픽림:업라이징>은 카이주를 물리친 후 10여 년이 지난 후의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1편 당시 카이주와 싸우다 죽은 영웅 스탁커 펜테코스트의 아들인 제이크(존 보예가)가 주인공입니다. 존 보예가는 최근 스타워즈 시리즈로 잘 알려진 배우입니다. 아버지를 잃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놓친 제이크는 예거의 잔해 속에서 쓸만한 물건을 훔쳐 근근히 살아 가고 있었습니다. 예거 기동장치를 훔쳐 뒷거래를 하던 중 우연히 혼자서 작은 사이즈의 미등록 예거를 만들고 있던 소녀 아마라 나마니를 만나게 되고 둘은 군대에 붙잡혀 오게 됩니다. 감방에 가는 대신 제이크는 교관으로, 아마라는 신병으로 입대하게 됩니다. 하지만 중국 기업에서 만든 무인 드론이 예거를 조종할 수 있게 되면 파일럿의 존재 이유가 사라질 위기에 처합니다. 중국 기업의 총수 샤오 역은 <그레이트월>과 <콩:스컬아일랜드>에 나왔던 중국배우 경첨이 맡아 열연합니다. 개봉 당시 영화 전반에 중국색이 많이 들어가 말들이 많았었죠. 헐리우드에 중국코드가 어설프게 들어가면 영화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한데 이번 영화도 살짝 그런 어색함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평점이 전편보다 훨씬 못하더라구요. 

그냥 거대 로봇과 괴수가 도시를 초전박살 내면서 싸우는 모습을 실사로 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면서 보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어릴 때 마징가나 태권브이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자라서 그런지, 실제 강철로 만든 거대 로봇이 싸우면 저런 무게감에 저런 파괴력이 나오는구나, 하면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10년 전 카이주를 물리친 후 외계인 감지 센서로 항상 감시하고 있었지만, 어느 새 카이주는 지구에 잠복해 거대한 음모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파일럿과 예거를 번갈아 보여주면서 싸우는 모습을 오버랩 시키는 장면은 볼 만 합니다. 거대 괴수는 <램페이지>의 악어 괴물같은 느낌으로 시원시원하게 도시를 부셔줍니다. 

영화의 전투 무대가 된 도쿄의 고층빌딩이 힘없이 무너지고 부서지며 도시는 초토화 됩니다. 영화 속에서 좋은 편은 안전하게 보호되는 게 아니라, 여기서는 일말의 자비없이 파일럿들도 대거 목숨을 잃습니다. 10대 신병 파일럿들이 투입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됩니다. 여주인공 아마라를 맡은 케일리 스패니는 이 영화에서 처음 봤는데, 귀엽고 매력적인 소녀더라구요. 혼자 예거를 만들 정도의 똘똘함과 당차고 반항적인 이미지를 정말 잘 소화해 냈어요. 트랜스포머가 움직임이 좀더 자연스럽고 디테일해서 기계가 너무 조잡한 느낌이 든다면 예거는 둔탁하면서도 무게감이 있는 모습이 거대 로봇 이미지로는 더 잘 어울리더라구요. 이번 영화가 흥행 성적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다음 후속작 제작이 불투명해졌네요. 일본에서 에반게리온 실사 영화를 만든다는 이야기가 아주 오래전부터 풍문으로 들려오던데, 일본이 거대로봇 실사를 만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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