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2016)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랜섬 릭스의 동명 원작 소설을 팀 버튼 감독의 연출로 만든 기괴한 판타지 모험영화입니다. <휴고> <엔더스게임>에 나왔던 에이사 버터필드가 주인공 제이크 역을 맡았고, 미스 페레그린 역에는 눈빛만으로도 관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지닌 에바 그린이 열연합니다. 

 

제이크는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로부터 고아원에 사는 이상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랍니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사실로 받아들였던 제이크는 친구들의 비웃음을 사게 되면서 더이상 할아버지의 말을 믿지 못하게 됩니다. 세월이 흘러 할아버지는 가족들로부터 치매에 걸린 노인 취급을 받고, 할아버지가 소지한 권총도 위험하다며 감춰 놓습니다. 어느 날 할아버지의 긴급한 연락을 받고 찾아간 제이크는 눈알이 뽑힌 채 쓰러져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하고, 어둠 속에서 얼핏 괴물을 보게 됩니다. '미스 페레그린을 찾아가라'는 말을 남긴 채 할아버지는 숨을 거두게 됩니다.

제이크가 충격받았을 걱정에 부모님은 심리치료를 받게 하는데, 의사 골란의 제안으로 제이크는 아버지와 함께 할아버지가 늘상 이야기하던 고아원이 있는 섬을 찾아가게 됩니다. 마을 아이들의 안내로 고아원을 찾아갔지만, 1943년에 독일군의 폭격을 받아 고아원은 산산조각이 되어 폐허로 변해 있었습니다.

 

다음 날  다시 찾아간 고아원 앞에는 익숙한 모습을 한 아이들이 서 있었습니다. 소개를 받지 않아도 제이크는 그들이 누구인지 단 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이야기 속에 수도 없이 등장했던 바로 그 별종 아이들이었던 것입니다. 투명인간, 얼굴을 가린 쌍둥이, 힘이 장사인 여자아이, 공기처럼 가벼워서 무거운 신발을 신어야 하는 엠마 등등... 모두 특이한 모습과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이크는 드디어 '미스 페레그린'과도 만나게 됩니다. 

송골매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페레그린'은 '임브린'이라는 종족인데, 세상으로부터 '별종'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시간 루프'를 설정하면 하루 24시간이 매일 반복되며 그 속에서 나이를 먹지 않은 채 영원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머물러 있는 시간은 1943년 폭격을 맞기 직전의 하루입니다. 

별종 중에서는 오래 전부터 루프 안에서 살아가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임브린의 힘을 이용해 현재를 살면서도 죽지 않고 영생을 얻는 방법을 연구한 이들이 있었습니다. 리더인 바론과 일당들은 임브린들을 모아 기계장치 실험을 했는데,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고, 눈이 없고 촉수가 가득한 끔찍한 괴물인 '할로우 게스트'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이들은 일반인은 물론 별종 아이들 눈에도 보이지 않으며, 단 한 명, 제이크의 할아버지인 에이브만이 할로우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수년 간의 연구 끝에 바론은 별종의 눈알을 먹으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루프에 숨은 별종 아이들과 임브론들을 찾아 다니고 있었습니다. 시간 루프 안에는 별종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데, 제이크는 자신에게는 아무런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미스 페레그린이 루프 안으로 침입한 할로우를 처치하는 걸 보고 자신도 할아버지와 같은 능력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바론의 계략으로 페레그린의 시간 루프가 할로우들에게 들키게 되고, 페레그린마저 강제로 납치를 당합니다. 제이크는 괴물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페레그린을 되찾아 와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12세 관람가라고 하기엔 눈알이 굴러다니는 모습이나 괴물들이 공격하는 모습이 상당히 폭력적이고 징그럽습니다. 팀 버튼 영화 특유의 어둡고, 음습한 분위기가 영화 전반에 음울하게 깔려 있습니다. 사무엘 L 잭슨이 연기하는 바론은 특히나 소름 끼칠 정도로 사악하고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독특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 하나하나의 개성과 괴물들을 물리치는 장면에 녹아든 발칙한 상상력이 유쾌통쾌합니다. 해골뼈다귀들이 난무하는 액션 장면은 재미있으면서도 기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모험이 끝나고 새로운 시간 루프로 가야하는 아이들과 이별하게 된 제이크. 하지만 제이크는 시간 루프 덕분에 자신이 새로운 인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제이크의 여정이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숨가쁘게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