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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이야기/영화

[영화]맘마미아2(2018)

by R&X 2018.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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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흐름상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08년 선보인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는 메릴 스트립과 아만다 사이프리드, 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 등 화려한 출연진이 펼치는 춤과 노래, 그리고 아름다운 섬을 배경으로 아바의 주옥같은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을 전해주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리고 10년 만에 <맘마미아2>가 개봉했습니다. 예고편만 봐도 도나(메릴 스트립/릴리 제임스)가 소피의 아버지일지도 모를 세 남자 해리, 빌, 샘을 만나게 된 사연이 펼쳐질 거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내용은 새로울 것이 없겠지만 젊은 시절의 도나와 친구들, 그리고 세 아빠들의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아바 음악을 다시 한 번 뮤지컬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또 한 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2편에서는 도나가 세상을 떠난 후 소피가 엄마의 뒤를 이어 섬의 호텔을 재단장해 오픈을 앞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오픈 세리모니에 지인들을 초대했지만, 바쁜 일정으로 해리와 빌은 오지 못하게 되었고, 남편인 스카이마저 뉴욕에서 호텔 경영 공부를 하느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새아빠인 샘만 소피 곁에 남아 도나를 그리워하며 소피의 호텔 개장을 돕고 있습니다. 엄마의 옛친구들인 타냐와 로지가 섬으로 찾아오고 소피가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강인하고 용감했던 엄마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장면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대학을 졸업한 뒤 자신이 속할 곳을 찾아 넓은 세상으로 떠나는 젊은 시절 도나의 이야기들이 현재와 교차되면서 도나가 이 섬에 오기까지의 여정들이 아련하게 펼쳐집니다. 

젊은 도나 역을 맡은 릴리 제임스는 <신데렐라>와 <베이비 드라이버> 등으로 잘 알려진 배우입니다. 1편에서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도나의 강인하면서도 감수성이 풍부하고 변덕스러운 면을 잘 흡수해 젊은 시절의 도나를 자연스럽게 잘 연기했습니다. 표정도 풍부하고 천연덕스러우면서도, 짧은 기간 동안 세 남자와 불꽃처럼 타오르는 사랑을 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찾아나가는 젊은 시절의 도나는 자유분방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젊은 시절의 해리와 빌, 샘은 현재의 나이 지긋한 중년 아빠들의 특징을 쏙 빼닮아 있습니다. 1편에서 도나의 입으로 들었을 땐 젊은 시절 한때의 치기와 실수로 얼룩진 실패한 사랑처럼 느껴졌지만, 2편에서 들여다 본 엄마의 과거는 무모하긴 해도 순간 순간 자신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야무진 선택을 해나가는 도나의 모습이 찬란하고 아름답게 빛나 보입니다. 

젊은 도나가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갈 때 함께 해준 친구 타냐와 로지는 여전히 홀로 남은 소피의 곁에서 엄마처럼 자상하고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줍니다. 젊은 시절과 나이든 모습의 타냐, 로지의 싱크로율이 얼마나 높은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의 흐름이 전혀 위화감 없이 관객들에게 전달됩니다. 도나의 곁을 잠시 스쳐지나간 순진한 사랑, 뜨겁고 진실됐지만 오해로 깨어진 사랑, 위로가 필요할 때 곁에 있어준 사랑이었던 해리, 샘, 빌은 이제 머리가 하얗게 센 백발의 노신사들이 되어 도나가 떠나간 자리에 소피의 아버지로서 굳건히 서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폭풍우가 몰아쳐 소피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파티 도구들이 망가지고 교통편도 결항돼 섬이 텅 비게 되었을 때 '댄싱 퀸'의 음악에 맞춰 해리, 빌이 배를 타고 들어오는 장면에서는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뭔가 진한 감동이 몰려오더군요. 

할머니로 나오는 셰어의 등장은 살짝 군더더기 같지만, 70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섹시하고 깊은 울림이 있는 노래를 선사하는 셰어의 무대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는 않겠지요. 홀로 섬에서 자신을 낳았을 엄마를 생각하며, 꼭 필요한 순간에 자신의 곁으로 달려와 준 남편과 세 아버지들, 엄마 친구들의 응원 속에서 소피는 자신이 맞이해야 할 인생의 변화를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에 도나가 부르는 딸을 향한 사랑의 노래는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사랑스럽고 애달픕니다. 내용은 익숙하고 단순하지만 노래를 통해 연결되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는 언제나 마음을 울리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영화 말미에 맘마미아의 모든 멤버들이 등장해 부르는 'Super Trouper'는 셰어가 첫 소절을 담당하고, 젊은 세대와 올드 세대가 차례로 등장하며 멋진 피날레를 장식합니다. 본편에서는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곤 모습을 볼 수 없었던 메릴 스트립도 커튼콜 공연에서 노래를 부르며 화려한 무대를 보여줍니다. 1편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아바의 숨은 명곡들을 뉴페이스 배우들의 신선한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것도 감상 포인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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