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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이야기/영화

[영화]셜록 : 유령신부(2016)

by R&X 2018.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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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6 - [영화&드라마 이야기/드라마] - [영드]BBC 드라마 -셜록홈즈 이야기(베네딕트 컴버배치 버전)

내용흐름상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셜록:유령신부>는 BBC 범죄추리 드라마 <셜록>의 특별편을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입니다. 단독 영화라고 생각하고 본 분들에게는 이야기의 앞뒤 관계나 19세기에서 현재를 넘나드는 복잡한 전개가 다소 황당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셜록> 드라마에서 셜록의 숙적인 모리아티가 권총으로 자살한 후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시즌3 마지막편에서 그가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을 전하며 끝을 맺었습니다. <셜록> 시즌 4를 손꼽아 기다리던 팬들에게 <셜록:유령신부>는 시즌3과 시즌4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며,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마틴 프리먼의 19세기 버전 셜록홈즈를 감상할 수 있는 기쁨을 준 팬서비스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19세기 존왓슨과 셜록홈즈가 처음 만나 베이커가 221B에 하숙하던 시절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이미 두 사람의 활약이 세간에 알려진 후의 시절로 장면이 바뀝니다. 호외에서는 '블루카벙클'(거위 안에 보석이 들어있다는 걸 알게 되고 도둑을 찾아나서는 사건) 이야기로 시끌시끌합니다. 셜록과 왓슨은 레스트레이드로부터 새로운 사건을 듣게 됩니다. 에밀리아 리콜레티라는 여자가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총을 쏘다가 자신의 입에 총구를 대고 자살했는데,  밤마다 유령처럼 나타나 살인을 저지르고 다닌다는 것입니다.


셜록은 이 사건을 접하고 혼자 중얼거립니다. '총을 쏴서 뒷통수가 날아갔는데, '그'가 어떻게 다시 살아난거지?' 왓슨이 '그'가 아니라 '그녀'라고 정정해주자 셜록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습니다. 홈즈의 형인 마이크로프트는 거의 거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뚱뚱해졌고, 허드슨 부인은 자기 출연 분량과 대사가 적다며 투덜거립니다. 관객들이 어리둥절해 있는 사이, 유령신부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채 다시 영화의 장면은 왓슨이 결혼한 후로 시간을 뛰어넘습니다. 원작의 '다섯개의 오렌지 씨앗'을 연상시키는 봉투를 받은 유스터스 카마이크 경의 집에 다시 유령신부가 나타나고 홈즈와 왓슨은 사건 해결을 위해 유스터스 경의 집을 방문해 몰래 창고에 잠복합니다. 


그들앞에 유령신부가 나타나고, 저택 안에서는 유스터스 경의 비명 소리가 들립니다. 급하게 저택안으로 돌아갔지만 이미 유스터스 경은 죽어 있었고, 갑자기 나타난 유령은 왓슨의 뒤에서 '나를 잊지 말아요'라고 중얼거리며 놀래킵니다. 왓슨이 혼비백산한 사이 유령은 다시 사라지고, 홈즈는 격분한 채 '세상에 유령은 없어!!"라고 소리지릅니다. 홈즈는 유스터스 경의 시체에서 'Miss me?'라고 적힌 메모를 발견합니다.


여기까지 오면 관객들도 조금씩 눈치를 채기 시작합니다. 19세기의 셜록홈즈 이야기를 보고 있는 줄 알았더니 자꾸 현대판 드라마 셜록에서 모리아티의 죽음과 그의 부활에 의문을 가진 셜록홈즈의 의식이 영화 속에 반복해서 노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총으로 자살해 살아났을 리가 없는 리콜레티의와 모리아티의 죽음이 비슷하다는 점, 둘의 부활에 어떤 비밀이 담겨 있는지 필사적으로 답을 찾으려는 셜록의 의식이 마치 <인셉션>의 꿈처럼 모호하고 복잡한 단계 속에서 단서를 찾아 풀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 마이크로프트가 '넌 생각한 것보다 더 깊은 곳에 들어왔어'라는 말을 해줍니다. <인셉션>에서 말하는 가장 깊은 심층 단계에 들어와 있음을 암시하는 건데요, 19세기 장면은 모두 현대의 셜록이 비행기 안에서 5분 동안 기억의 궁전을 만들어 모리아티 사건을 재조명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기억의 궁전'은 마인드 팰리스 기법으로 드라마에서 셜록이 자주 언급하는 기억 저장 방법 중 하나입니다. 본인에게 익숙한 장소에 외워야 할 것을 배치하고 그 정보가 필요할 때 장소를 기억해 꺼내오는 방법이지요. 셜록은 1895년에 실제로 일어났던 '리콜레티 미제 사건'을 매개로 해서 모리아티 사건을 추리하고 있었고 19세기와 현대를 오가는 영화의 장면은 셜록의 의식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기발하고 신선한 방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건을 추적하며 추리하는 장면에서 정지화면과 화면돌리기 기술을 시전하며 마치 <인셉션>을 보는 것처럼 화려한 효과를 보여줍니다. 마지막에 셜록이 폭포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은 '킥'을 시전한 거라 볼 수 있겠네요. 모리아티의 악몽이 셜록을 괴롭힐지라도 왓슨이 항상 곁에 있어줄테니 걱정할 필요도 없을 거구요.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셜록> 드라마 출연진들이 19세기 복장을 하고 있는 색다른 모습을 보는 것도 이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즌4를 시작하기 전 시청자들을 위한 맞춤형 팬서비스 종합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령신부 사건의 결말과 모리아티의 부활 여부는 영화에서 직접 확인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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