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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이야기/영화

[영화]미하일 바르시니코프의 "백야"

by R&X 2018.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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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향한 격렬한 절규 결말이 포함된 영화 리뷰입니다.백야는 1985년에 제작됐고, 우리나라에서는 1986년에 상영되어 흥행 1위를 기록한 영화입니다. 미국으로 망명한 '소련'의 유명 발레리노가 비행기 불시착으로 조국땅에 떨어지게 되고, 다시 소련에 억류될 위기에 처했다가 가까스로 탈출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죠. 당시 실제로 소련(소비에트 연방공화국)에서 망명한 발레리노 미하일 바르시니코프가 주연을 맡았고, 탭댄서인 그레고리 하인즈와 이사벨라 로셀리니가 출연합니다.  영화 흥행과 더불어 주제곡이었던 라이오넬 리치의Say You Say Me도 크게 히트를 쳤고,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기도 해 여러모로 화제를 낳았던 영화입니다. 

영화의 첫 장면은 극중 세계적인 발레리노 니콜라이(미하일 바르시니코프 분)의 공연으로 시작됩니다. 정신적으로 억압받는 염세적인 한 남자가 고뇌하다 결국 자살하는 장면이 멋진 춤으로 표현되는데, 특히 중간에 니콜라이가 의자 위에 올라섰다 내려오는 장면은 너무나 인상 깊어서 한 스포츠 의류 국내 광고에서 탤런트 이종원이 그대로 따라 해서 유명해지기도 했죠. 비행기 불시착으로 소련에 떨어진 니콜라이는 매니저와 떨어지게 되고, 미국 대사관과 연락해보려 애쓰지만 소련 KGB의 감시 하에 억류되고 맙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임시로 머물게 된 거처는 월남전에 항의해 탈영하고, 소련으로 망명한 미국 흑인 탭댄서 레이몬드(그레고리 하인즈 분)와 소련인 아내 다라(이사벨라 로셀리니)가 사는 집이었습니다. 소련에서는 니콜라이를 새로 지은 카로프 극장에 강제로 서게 하려고 옛 애인이었던 갈리나(헬렌 미렌 분)를 불러 그를 설득하려 합니다. (헬렌 미렌의 젊은 모습을 볼 수 있어 더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갈망하고,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춤을 추기를 바라는 니콜라이는 자신의 심정을 대변하듯 소련 반체제 음유시인인 블라디미르 비쇼츠키의 절규하는 듯한 노래 ‘야생마’에 맞춰 전율을 일으키는 춤을 보여줍니다. 그가 얼굴을 감싼 채 발끝을 세워서 몸을 튕기며 앞으로 나아가는 장면은 그의 마음 속 고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아 눈물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 영화의 백미는, 탈출을 모의하면서 니콜라이와 레이몬드가 함께 추는 춤이죠. 똑같은 동작을 추면서도 니콜라이는 발레리노로서의 우아한 기품이 느껴지는 춤을, 레이몬드는 탭댄서답게 좀더 자유롭고 리듬감 넘치는 춤을 보여줍니다. 니콜라이와 레이몬드, 다라 세 사람은 함께 탈출을 감행하지만, 이를 눈치 채고 쫓아온 KGB에게 붙잡힐 위기에 처하자, 레이몬드가 아내와 니콜라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해 붙잡히게 되고, 두 사람만 탈출에 성공합니다.

마지막 장면은 수용소에 투옥되었던 레이몬드를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철조망 근처로 끌고 가는 모습이 나오죠. 마치 총살형이라도 당할 것처럼 분위기가 조성되었지만, 사실 니콜라이가 애쓴 끝에 미국과 소련 간의 포로교환이 성립되어 레이몬드를 풀어주는 장면입니다.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찾은 세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나고~ 그 유명한 ‘Say You Say Me’가 흘러나오며 긴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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