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라니 제목이 고전적이랄까 유치한 느낌이 나서 구입을 망설였지만 읽고 나니 사길 잘 했다 싶은 만화입니다. 눈매가 사나워 불량소년처럼 보이지만 맘씨가 고운 오니세 타이가와, 부모를 잃고 외삼촌과 함께 살지만 구김살 없이 착하고 귀여운 코구레 나오 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입니다. 코구레 나오는 어릴 때 부모님을 잃고 하나뿐인 혈육 외삼촌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외삼촌은 코구레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카페를 운영하며 항상 함께 있는 생활을 택합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빨간머리 불량아 오니세가 코구레를 불러냅니다. 코구레는 무서워서 덜덜덜 떨며 오니세를 따라 나갔다가 갑자기 "결혼을 전제로" 사귀자는 고백을 받습니다. 거절하면 혼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겁먹은 코구레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떡입니다. 오니세가 순진하게 '아싸!'하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살짝 의아했지만 이제부터 코구레는 고민의 나날에 빠졌습니다. 오니세와 함께 다니는 자신을 친구들도 슬슬 피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내성적인 성격때문에 사람 관계가 서툴렀던 코구레는 고등학교에 올라오면 친구들을 많이 사귀겠다고 결심했지만 시작부터 코구레의 생활은 본의 아니게 꼬이게 됩니다. 다음 날 점심을 같이 먹자며 코구레를 불러낸 오니세가 꺼내든 것은 뜻밖에도 직접 싸온 도시락이었습니다. 어쩌면 오니세는 불량스러워 보이는 것일 뿐 진짜 나쁜 아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코구레.
사실 오니세는 마음이 착하고,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지만 어릴 때부터 사나운 눈매때문에 사람들이 보기만 해도 슬슬 피하고, 동네 불량배들이 시비를 걸어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부분 그냥 맞는 편이었는데, 고등학교 첫 등교 날에도 길고양이를 괴롭히는 상급생을 말리다가 싸움에 휘말리면서 불량배로 소문이 돈 것이었습니다. 중학교 때 비오는 날 길에서 맞아 꼼짝도 못하고 널부러져 있을 때 다들 슬슬 피해갔지만 코구레는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도 오니세가 비를 맞지 않도록 우산을 놓아주고 간 적이 있습니다. 그 때부터 코구레를 좋아하게 된 오니세는 여러 번 코구레를 찾아갔지만 용기가 없어서 늘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와 코구레와 같은 학교가 되자 용기를 내서 고백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코구레는 어릴 때부터 자기와 함께 해온 외삼촌을 좋아해서 오니세에게 친구로 지내자고 말합니다. 친구로라도 코구레의 곁에 남게 된 것이 좋은 오니세는 그 때부터 코구레에게 헌신적인 친구가 됩니다. 알면 알수록 배려심 있고 속이 깊으며 자상한 오니세에게 점점 빠져들게 되면서 코구레는 자신의 마음에 혼란을 느낍니다. 결국 외삼촌에 대한 마음은 어릴 때부터 의지해온 신뢰와 가족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은 코구레는 오니세에게 고백하기 위해 쿠키를 구워서 만나자고 합니다. 하지만 그 날도 오니세는 마을 불량배에게 두들겨 맞느라 시간에 늦습니다. 상처가 나서 꼼짝도 못하는 오니세에게 달려가 좋아한다고 고백한 코구레. 드디어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사귀는 사이가 됩니다.
너무나 순수하고 착한 두 사람의 모습은 옆에서 보는 이들에게 흐뭇한 엄마 미소를 날리게 합니다. 잠깐잠깐 두 사람의 사랑을 위태롭게 할만한 경쟁자들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두 사람 사이는 굳건한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오니세의 다정함은 점점 주위사람들에게도 알려져 오니세 주변에 친구들이 늘어갑니다. 코구레와 오니세는 주변이 달라지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도 기다려주거나 참아야 하는 일들이 하나 둘 늘어간다는 걸 이해하게 되고, 울고 웃기도 하고 행복했다가 속상했다가 하는 평범하고도 특별한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학창시절 풋풋한 첫사랑이 깨지지 않고 끝까지 예쁜 사랑으로 남아 결혼으로 결실을 맺는 이야기는 어쩌면 현실에서는 꿈과 같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코구레와 오니세를 보고 있으면 그 꿈이 아무 의심없이 실현될 거라 믿게 될 정도로 두 사람의 사랑은 그만큼 굳건합니다. 물론 서툴고, 실수하고, 당황해 하고, 어찌할 바 모르는 모습은 여느 사랑을 시작한 초보 연인들의 모습 그대로이지만, 그걸 풀어가는 과정은 귀엽고, 순진하며, 마음밭이 넓고 깊이가 있기 때문에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게 즐거울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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