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새벽의 연화-쿠사나기 미즈호

물, 불, 바람, 땅, 하늘의 다섯 부족이 세운 나라인 고화왕국은 건국이래 다섯 부족 중 가장 힘이 센 부족이 통치해 왔으며, 현재는 하늘 부족이 다스리고 있습니다. 고화국의 공주인 연화는 새벽과 닮은 붉은 머리칼의 소유자로, 왕의 보호를 받으며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연화 공주 곁에는 바람의 부족 장군인 학이 호위하며 지키고 있었죠. 사촌인 수원을 짝사랑하고 있던 연화는 16세 생일이 되던 날, 믿지 못할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자신의 아버지이자, 고화국의 왕이 수원의 손에 처참히 살해되고 만 것입니다. 유약한 현재의 왕에게 아버지인 유헌이 암살당했다고 믿는 수원이 왕위 찬탈을 꿈꾸며 저지른 일이었습니다. 수원은 어릴 적부터 연화 공주와 학 장군의 소꿉친구였지만, 이제는 그 둘의 목숨을 위협하는 적이 되고 말았습니다.  

학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성을 탈출한 연화 공주는 바람의 부족이 살고 있는 마을에 피신하게 되나, 인근 불의 부족의 핍박이 바람의 부족민들에게 해를 끼치게 되자, 학과 함께 조용히 떠나기로 합니다. 바람의 부족 장로인 문덕 장군으로부터 신관을 찾아 길을 물으라는 언지를 들은 연화 공주는 학과 함께 고달픈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어려움을 모르고 성에서 곱게 자라온 연화 공주는 학의 보호를 받으며 신관을 찾아 헤매지만, 불의 부족의 공격으로 학이 심한 부상을 입게 되고, 학을 구하려다 두 사람 모두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떨어지게 됩니다. 
절벽 아래에서 살고 있던 미소년 윤의 도움으로 구사일생 목숨을 구한 연화 공주와 학은 그들이 떨어진 곳이 바로 신관이 거처하는 곳임을 알게 됩니다. 신관인 익수는 연화 공주에게 고화국의 건국 신화에 나오는 비룡을 섬기던 네 명의 용의 피를 이은 자를 찾으라는 신탁을 전해줍니다. 지금까지는 그저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면, 이제부터는 학과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연화 공주는 네 명의 용을 찾기 위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합니다.

 

신관과 함께 살던 미소년 윤도 연화 일행과 동행하게 되고, 그들은 신관이 알려준 대로 제일 먼저 백룡의 마을로 찾아갑니다. 연화 공주는 비록 싸움을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동료들이 몸을 피할 시간을 벌고 자신도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 학에게 활 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1-2편에 걸쳐 무력하고 울기만 하던 어리광쟁이 공주가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는 첫 걸음을 떼게 된 것입니다. 대대로 용의 피를 이어받으며 주군이 나타날 때를 기다리던 백룡 키쟈와 백룡 마을 주민들은 연화 공주 일행이 마을에 나타나자 크게 동요합니다. 오른손에 용의 힘이 깃들어 있는 백룡은 연화 공주를 보자마자오랜 세월을 거쳐 그들의 피 속에 각인되어 있던, 주군을 지켜야 하는 용의 사명을 깨닫게 되고,지체없이 다른 세 용을 찾기 위해 연화 공주를 호위하며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는 마을을 떠나게 됩니다.
  

청, 황, 녹, 백룡의 힘을 이어받은 자들끼리는 서로 통하기 때문에 백룡의 힘을 빌어 청룡의 마을로 향하게 된 연화 공주 일행.도적들을 물리치며 천신만고 끝에 바위 산에 은거하는 청룡 마을을 찾게 되었지만, 그들은 청룡의 힘을 이어받은 자가 저주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이를 두려워하며 청룡을 배척하고 있었습니다. 청룡의 눈을 보면 모두가 돌이 되거나 마비되어 죽고 만다는 저주 때문에 청룡은 이름도, 친구도 없이 어릴 때부터 가면을 쓰고 외롭게 자라왔습니다. 연화 공주를 만나게 되자 청룡은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을 느끼며 자신의 운명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연화 공주 일행이 있는 바위산이 지진으로 무너지며 위기가 찾아오고 연화 일행은 청룡을 데리고 무사히 여행길에 오를 수 있을까요. 
 
새벽의 연화는 딱히 설명은 안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삼국 시대를 배경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고화국은 고구려, 이웃나라인 제와 진나라는 각각 백제와 신라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등장인물의 이름도 모두 한국식입니다.(연화, 학, 수원, 윤, 익수 등등) 처음엔 연화 공주가 너무 응석받이에 남자들에게 보호만 받는 나약한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는데다, 용을 찾아나서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기 전까지 지루한 애정 이야기가 나와서 심드렁 했는데, 뒤로 갈수록 점점 스토리가 흥미진진해지고 있습니다. 녹룡과 황룡을 찾는 과정은 물론이고, 네 용이 연화 공주 옆에 다 모인 후, 주변국들의 정황과 얽히며 일어나는 갖가지 사건들, 연화 공주가 연모하였으나 아버지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수원과의 애증 관계 등등 볼거리가 많은 만화입니다. 현재 24권까지 발매됐으며 아직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장편만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