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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이야기/영화

[영화]몽키킹3:서유기 여인왕국

by R&X 2018.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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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바오루이 감독이 연출하고, 풍소봉(삼장), 곽부성(손오공), 조려영(여아국 국왕) 등이 출연한 몽키킹3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서유기’는 경전을 얻으러 서역에 가는 삼장법사 일행의 모험을 그린 중국괴기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1편은 견자단이 손오공을, 곽부성이 우마왕 역을 맡았었지만, 2편부터 곽부성이 손오공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습니다. 1편은 제천대성 손오공이 천계에서 난리를 피워 결국 500년간 오행산에 갇히게 되는 초반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만, 너무나 요란한 CG와 눈이 부신 황금빛 색감 덕분에 화려한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유치’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2편은 삼장법사가 손오공을 구한 뒤, 저팔계와 사오정을 만나 서역으로 경전을 얻으러 가는 길에 백골정과 만나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몽키킹 2편은 무려 공리가 백골정으로 출연해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시선을 끌었고, 곽부성이 생각외로 손오공 원숭이 역할을 잘 소화해 신선한 재미를 안겨주었습니다. 그 뒤를 이어 <몽키킹3:서유기 여인왕국>이 선보였는데, 이번에는 우연히 여아국에 가게 된 삼장이 한 여인과 사랑하는 삶을 살 것인지, 중생을 위한 삶을 살 것인지 고뇌하는 에피소드로 구성됐습니다. 

서유기는 매력적인 소재이긴 하지만 시리즈 영화로 보여주려면 스토리가 확실하든지, 액션이 뛰어나든지, 아니면 CG가 탁월하든지 해야 하는데 몽키킹3는 세가지 모두가 어중간해서 지루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곽부성의 손오공 연기도 더 이상 새롭지 않았고, 저팔계와 사오정은 그냥 영화의 개그를 책임지면서 추임새를 맞추는 단역에 가까운 미미한 활약상을 보입니다. 여아국 국왕은 중국대하역사드라마 ‘여상 육정’에서 주인공 육정 역을 맡았던 조려영인데, 드라마에서보다는 인상이 좀 평범하게 나오더군요. 여아국은 남자는 존재하지 않는 결계 속 여자들의 왕국으로, 임신수를 마셔 아기를 낳고,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곳입니다. 서역으로 가던 삼장 일행은 강을 건너려다 은둔의 물의 정령의 공격을 받고 여아국으로 흘러 들어가게 됩니다. 남자라는 존재를 처음 본 여아국 국왕은 삼장에게 한 눈에 반하게 되고, 여아국을 지키려는 국무대신은 삼장 일행을 처단하려 합니다. 여아국 국왕의 도움으로 탈출구를 찾던 중 국무대신에 의해 삼장이 고해의 바다로 추방당하게 되고, 여아국 국왕이 함께 배로 뛰어들면서 두 사람은 망망대해에 표류하게 됩니다. 삼장을 사랑하게 된 국왕과, 중생에 대한 도와 한 여자와의 사랑 사이에 고뇌하게 된 삼장의 모습이 애틋하게 그려집니다.

한편 국무대신을 사랑해 강 깊은 곳에서 20년 간 기다렸던 은둔의 강의 정령이 결계가 열린 틈을 타 여아국 안으로 들어옵니다. 하지만 국왕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쳤던 국무대신은 강의 정령의 사랑을 거절하고, 이에 울분에 찬 분노를 쏟아내는 정령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손오공과 저팔계, 사오정이 이를 막아낸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삼장에 초점이 맞춰져서 그런지, 손오공의 활약이 미미했고, 강의 정령과의 전투 장면도 전편보다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중간중간 유치한 개그를 시전하며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연출 덕분에 김이 새기도 했습니다. 그냥 서유기 스토리 자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중국 판타지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킬링타임용으로 가볍게 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여담이지만, 서유기는 1996년 장위건이 손오공으로 열연하고, 강화가 삼장을, 여요상이 저팔계를 맡았던 ‘신무협 서유기’가 가장 인상깊었던 것 같습니다. 장위건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장난끼, 특유의 제스처들은 정말 손오공이 존재한다면 딱 이런 모습일 거라고 생각될 정도로 몰입감이 대단했었죠. 드라마 서유기는 제천대성, 권렴장군, 천봉원수가 어떻게 요괴가 되어 삼장과 함께 서역으로 가게 됐는지를 인물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춰 보여주면서 그 방대한 모험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서 마치 소설이 그대로 영상으로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최근 주성치가 감독한 ‘서유기:모험의 시작’(2015), ‘몽키킹 히어로 : 손오공과 요괴왕의 대결’(2017), 극장판 애니메이션 ‘신서유기:몽키킹의 부활’ 등 서유기 관련 영화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정말 마음에 드는 서유기는 한 편도 없는 게 안타깝습니다. 기술도 발전하고, 뛰어난 배우도 많은 요즘, 서유기도 그렇고, 봉신연의도 그렇고, 신과 요괴, 정령, 인간이 어우러진 세상의 온갖 삼라만상을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세련되게 잘 풀어줄 제대로 된 영화가 한 편이라도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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