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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이야기/영화

[영화&드라마]오만과 편견-제인오스틴 원작

by R&X 2018.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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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8 - [영화&드라마 이야기/드라마] - [영드]제인오스틴 "설득"

2018/06/24 - [영화&드라마 이야기/영화] - [영화]제인 오스틴 원작 - 영화 엠마(1997)

결말이 포함된 리뷰입니다. 사조, 신조 영웅문 시리즈 등 김용의 무협소설이 수년에 걸쳐 중화권에서 계속 리메이크 되며 꾸준한 사랑을 받는 것처럼, 제인 오스틴의 소설도 영국과 미국에서 수차례 드라마 및 영화로 제작되며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인 <오만과 편견>, <센스 앤 센서빌리티>, <설득>, <노생거 사원>, <맨스필드파크>, <엠마> 모두 몇 번을 봐도 재미있고, 다음에 또 다른 버전으로 제작되더라도 계속 관심있게 보고 싶은 작품들입니다. 제인 오스틴 특유의 감칠맛 나고 현실감 있는 대사와 세밀한 배경묘사로 19세기 여성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조명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살아 숨쉬는 듯한 묘사로 각 캐릭터들의 성격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마음이 끌리는 것 같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오만과 편견>은 1995년 BBC에서 제작된 드라마판과 2005년 미국에서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으로 개봉한 영화가 아마 제일 유명할 것입니다. 

1995년 BBC 드라마판 오만과 편견은 6부작으로 방영되었는데, 킹스맨으로 유명한 콜린 퍼스가 다아시 역을 맡았고, 제니퍼 엘이 엘리자베스 베넷 역을 맡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영화는 2005년 키이라 나이틀리와 매튜 맥퍼딘 주연으로 개봉해 아름다운 영상미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오만과 편견은 팸벌리 가문의 주인으로 엄청난 부를 지닌 다아시가 친구 빙리를 따라 하트포드셔의 네더필드저택을 방문했다가 마을 중산층 베넷 가문의 딸들과 만나게 되면서 일어나는 갈등과 사랑을 다루고 있습니다. 

베넷 가문에는 딸만 다섯이 있었는데, 19세기는 딸들에게는 상속권이 없어 좋은 혼처를 찾지 않으면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생계가 보장되지 않는 불평등한 사회였습니다. 베넷 부인은 점점 연로해 가는 남편을 보며 딸들의 미래를 걱정해 좋은 혼처를 찾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한동안 비어있는 네더필드 대저택에 연수입이 높은 빙리 가문이 이사온다는 소식에 들뜬 베넷 부인과 어린 딸들은 아버지에게 빙리를 소개해 달라고 조릅니다. 이웃들과 인사하기 위해 시골 무도회에 참석한 빙리는 베넷 가의 첫째딸인 제인을 보고 한 눈에 반해 무도회 내내 제인과 춤을 춥니다. 빙리의 친구인 다아시는 시골 무도회가 낯설어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 뿐 아니라, 교양없고 시끄러운 아낙네들의 수다에 질려 차가운 태도를 보여 베넷 가 둘째인 엘리자베스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줍니다.

베넷 부인은 빙리가 제인을 마음에 들어했다고 굳게 믿고 어떻게든 혼사를 성사시키기 위해 비 오는 날 네더필드로 제인을 보냅니다. 감기에 걸려 앓아누운 제인을 돌보기 위해 걸어서 진흙밭을 걸어 네더필드로 간 엘리자베스를 보고 다아시는 그 활달하고 총기어린 눈빛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다아시가 오만하고 자기들을 우습게 여긴다고 생각해 거리를 두고 냉담한 태도를 보입니다. 다아시를 은근히 마음에 두고 있던 빙리의 여동생이 엘리자베스를 견제해 흉을 보지만 다아시에게는 엘리자베스의 흠이 보일 리 없습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좀처럼 거리를 좁히지 못합니다.

그 사이 베넷가에는 콜린스라는 사촌이 찾아옵니다. 콜린스는 베넷 씨가 죽으면 하트포드셔의 집을 상속받게 되는 상속인으로, 베넷가에 대한 예의를 차리기 위해 5자매 중 한 명을 골라 혼사를 치르기 위해 선을 보러 온 것입니다. 하지만 눈치 없고 속물적인 콜린스를 베넷가 아가씨들이 마음에 들어 할 리 없었습니다. 베넷 부인만 집의 상속자인 콜린스를 딸들 중 한 명과 결혼시키기 위해 안달입니다. 콜린스는 제인을 점찍었으나 빙리와 혼담이 오간다는 이야기에 빠르게 포기하고 둘째인 리즈(엘리자베스의 애칭)에게 시선을 돌려 청혼을 합니다. 리즈는 질색팔색을 하며 단호한 말로 콜린스의 청혼을 거절하고 이에 화가 난 콜린스는 리즈의 이웃사촌인 샬롯에게 청혼을 해 결혼을 승락받습니다. 리즈는 친구인 샬롯이 저런 속물쟁이 목사와 결혼한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해 말리려 하지만, 샬롯은 사람에겐 누구나 자기 갈 길이 따로 있다며 편견에 가득찬 리즈를 나무랍니다.

이 즈음 마을에는 군부대가 주둔하게 되어 수많은 군인들이 상주하게 되었습니다. 리즈는 위컴이라는 군인을 알게 되는데, 위컴은 어릴 적 다아시네 집사의 아들로 다아시의 부친이 죽으면서 목사가 되면 목사관을 주라고 유언했지만 다아시가 이를 어겨 군인이 됐다는 말을 전해듣습니다. 다아시에 대해 더더욱 안좋은 편견을 갖게 된 리즈는 쾌활하고 말솜씨 좋은 위컴에게 호감을 품게 됩니다. 빙리가 무도회를 열었을 때 베넷 가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엄청난 실수를 저지릅니다. 콜린스는 소개도 없이 다아시에게 말을 걸어 무례를 저지르고(당시에는 신뢰할 만한 사람의 소개가 없으면 함부로 말을 붙이지 못했습니다), 베넷 부인은 빙리와 제인이 마치 당장 혼인이라도 올릴 것처럼 떠들어 대고, 막내인 리디아와 키티는 경솔한 태도로 비웃음을 삽니다. 리즈는 자기 가족들의 이런 모습이 부끄러워 낯이 뜨거워 집니다. 무도회 후 베넷 가는 이제 곧 빙리가 청혼을 해 올 것이라는 기대에 가득 차 있었지만 뜻밖의 빙리와 다아시가 네더필드를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제인이 런던으로 친척을 만나러 가면서 빙리의 속내를 알아보려 하지만 빙리와는 만나지 못하고 여동생을 통해 자신이 빙리가에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만 알게 된 채 쓸쓸히 돌아옵니다. 리즈는 콜린스와 결혼해서 떠난 샬롯을 만나러 갔다가 그곳에서 다아시와 재회하게 됩니다. 리즈는 다아시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다아시의 사촌으로부터 빙리와 제인의 혼사를 방해한 장본인이 다아시라는 말을 듣고 분개합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다아시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며 리즈에게 청혼을 하지만 돌아오는 건 싸늘한 거절과 리즈의 오만하다는 독설 뿐이었습니다. 상처 받은 다아시는 길고 긴 편지를 남기고 떠나가고, 리즈는 자신에게 찾아온 엄청난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허무함과 자신도 모르던 다아시에 대한 호감을 깨닫고 혼란스러워 집니다. 게다가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있던 위컴이 사실은 방탕한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고 자신의 좁은 식견에 탄식합니다.

답답한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기 위해 외숙모 부부와 함께 여행을 떠난 리즈는 우연히 팸벌리를 방문하게 됩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저택과 아름다운 조각상, 훌륭한 경관에 반한 리즈는 자신이 이 곳의 여주인이 될 뻔했다는 사실에 헛웃음이 납니다. 이곳에서 다시 다아시를 만난 리즈는 이전과는 다르게 예의 바르고 매너 있으며 관대하고 겸손한 다아시의 달라진 태도에 의아해 집니다. 그곳에서 머무는 동안 다아시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마음이 끌리려던 차에 리즈에게 청천벽력같은 편지가 전해집니다. 막내인 리디아가 사기꾼인 위컴과 도망을 쳤다는 것입니다. 결혼도 하지 않은 숙녀가 남자와 도망친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치일 뿐 아니라 베넷 가 딸들의 혼삿길이 막히는 엄청난 사건이었습니다. 리즈는 황급히 집으로 돌아가고 베넷 씨가 나서 리디아와 위컴의 행방을 수소문 했지만 헛수고였습니다.

나중에 외삼촌으로부터 위컴과 리디아를 찾아냈는데 베넷 씨가 연간 소정의 수입을 보장하면 리디아와 결혼을 하겠다는 위컴의 말을 전해듣고 결혼을 승낙합니다. 베넷 씨는 외삼촌이 손을 써 엄청 난 돈을 위컴에게 줬을 거라고 짐작하지만 사실은 다아시가 리즈를 위해 위컴에게 거액의 돈을 건넸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리디아의 입방정으로 이 비밀을 알게 된 리즈는 다아시에게 면목없으면서도 큰 호감을 품게 됩니다. 하지만 다아시의 고모인 캐서린 공작부인이 찾아와 다아시는 이미 자신의 딸과 약혼을 했다며 언감생심 다아시와의 약혼은 꿈도 꾸지 말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리즈는 다아시와 자신이 약혼을 한 사실은 없지만, 앞으로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은 못하겠노라고 말하며 캐서린 공작부인을 돌려보냅니다. 

다음 날 다아시가 리즈를 찾아옵니다. "자신의 마음은 청혼을 했을 때의 그 마음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며 "만일 또다시 거절한다면 앞으로 이 이야기는 다신 입밖에 내지 않겠노라"고 말합니다. 리즈는 "그 때와는 정 반대의 마음"이라며 우회적으로 다아시의 청혼을 받아들입니다. 또한 빙리도 다아시와 여동생 때문에 제인에게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고백하며 베넷 가에는 겹경사가 생깁니다. 낯설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고 매너있게 행동하지 못했던 다아시의 오만과, 단편적인 면만 보고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고 오해했던 엘리자베스의 편견이 여러가지 사건을 통해 깨달음을 얻게 되면서 진실한 사랑을 찾게 되고, 좀더 성숙해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며 결국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립니다. 

드라마는 6부작이라 그런지 소설 속 주인공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터치하면서 차근차근 사건이 전개되며 좀더 설득력있게 두 사람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만 콜린퍼스도 그렇고 제니퍼 엘도 나이대가 좀 있어서 전체적으로 30대 중후반 남녀의 사랑같은 중후한 느낌이 든다면 영화판 오만과 편견은 키이라 나이틀리의 상큼함과 저돌적인 모습이 좀더 20대 철부지 숙녀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콜린 퍼스의 다아시가 절제된 가운데 눈빛을 통해 다아시의 정열적인 속마음을 강렬하게 표현했다면, 매튜 맥퍼딘의 다아시는 보다 격정적이고 감정에 솔직하며 흔들리는 눈빛이 모성애를 자극하기도 합니다. 영국에서는 매튜 맥퍼딘의 다아시 역할을 반대했다고 하는데, 전체적으로는 호평을 받았고 개인적으로도 콜린퍼스와는 또 다른 매력적인 다아시를 연기했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 속 제인이나 빙리는 좀더 장식적이고 표면적인 캐릭터에 그쳤다면 영화 속 두 사람은 더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남녀의 모습을 그립니다. 베넷 부인은 드라마와 영화 모두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엄마의 연기를 잘 표현했습니다. 드라마가 좀더 신경질적이고 무대뽀적이고, 영화는 딸을 걱정하는 조금 유난스러운 보통 엄마 같은 모습입니다. 베넷 씨는 드라마는 소설 속의 무관심하고 냉소적이며 회의적인 아버지의 모습에 더 가깝고, 영화는 더 따뜻하고 좀더 인간적입니다. 위컴은 드라마는 정말 능글능글하고 양심이 없어 보이는 한량같은 이미지고, 영화는 뺀질뺀질하고 얼굴 두꺼운 속물 느낌입니다. 리디아는 드라마가 더 답 없고 뻔뻔스러운 이미지라면, 영화는 얄밉지만 철없는 막내같은 귀여움이 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 모두 재미있으니 둘 다 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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