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개봉한 영화 <어바웃 타임>은 주인공 팀이 집안 남자들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상 속의 우여곡절과 인생의 변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팀을 연기한 도널 글리슨은 당시에만 해도 생소한 배우였습니다. 붉은기가 도는 머리에 평범하다 못해 뭘 해도 어설퍼 보이는 외모의 남자가 주인공이라서 처음에는 엄청 실망을 했었죠. 그래서 그런가 영화 속에서도 팀은 모태솔로에 인기없는 남자였어요. 팀의 가족은 유머러스한 아버지와 이성적인 어머니, 말썽꾸러기 여동생 킷캣, 그리고 어린아이같은 삼촌이 함께 살고 있는 단란한 가정입니다. 어느 날 팀은 아버지로부터 집안 남자들의 비밀을 듣게 되는데 바로 사방이 막힌 좁은 공간에 들어가 가고 싶은 장소와 시간을 떠올리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동생의 친구(마고 로비)가 놀러왔을 때 호감을 사고 싶어 몇 번의 시간을 여행을 감행한 팀은 자신이 수없이 과거를 오가도 둘이 맺어지는 일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안될 녀석은 안된다는 것을 깨달은 거죠.
변호사가 되기 위해 집을 떠나 독립하게 된 팀은 시나리오 작가인 지인 해리의 집에 머물게 됩니다. 그러던 중 블라인드 데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정말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나 한 눈에 반하게 됩니다. 용기를 내서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사랑을 시작하게 된 팀은 집에 돌아왔을 때 절망하고 있는 해리를 보게 됩니다. 이유인즉슨 배우가 대사를 잊어버려서 초연 연극을 망쳐버린 것입니다. 팀은 해리를 위해 과거로 돌아가 배우에게 대사가 적힌 종이를 보여줘 무사히 연극이 성황리에 막을 내리게 됩니다. 하지만 과거를 변하게 한 대가로 데이트에서 만난 메리(레이첼 아담스)와 모르는 사이가 되어 버리고 저장한 번호도 사라져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메리의 사랑을 다시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메리가 좋아한다고 했던 모델의 전시회에 가서 주구장창 메리와의 우연한 만남을 기다리던 팀은 가까스로 메리와 다시 재회를 하지만 이미 메리에겐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얼마 전 파티에서 두 사람이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팀은 과거로 돌아가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에 메리를 그곳에서 데리고 나옵니다. 메리의 호감을 사게 되고 마침내 사귀게 된 두 사람은 동거에 들어갔다가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첫 아이를 낳고 모든 것이 행복하게 잘 굴러갈 즈음, 여동생인 킷캣이 사고를 당해 위태로운 상황에 이릅니다. 다시 시간을 돌려 무사히 여동생을 구했지만, 현재로 돌아오니 자신의 아들이 딸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팀은 과거의 어느 시점을 바꾸게 되면 현재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자녀들이 태어난 후로는 그 이전으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둘째를 낳고 다시 평화로운 생활을 해나가던 중 아버지가 폐암에 걸려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버지는 담배가 원인일텐데 자녀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는 시도를 하지 않고 운명대로 살다가 가겠다고 합니다.
마침내 아버지가 별세하자 팀은 장례식을 치르기 직전 살아 있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갑니다. 팀과 자신의 장례식 이야기를 하며 팀에게 행복의 비결을 알려주는 아버지. 하루를 바쁘게 산 후 다시 한 번 그 시점으로 돌아가 자신이 놓쳤던 행복이나 소중한 순간들을 다시 챙기면서 인생을 충만하게 살아보라는 것입니다. 팀은 가끔 과거로 돌아가 아버지와 탁구를 하며 즐거운 시간도 보냅니다. 하지만 셋째가 생기자 이제 더이상 그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된 팀은 아버지와 진짜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할 때가 옵니다. .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루저같아 보이던 팀이 점점 멋있게 변해가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자신의 아내와 자녀, 가족을 지극히 생각하는 성실한 모습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팀의 눈빛이 너무나 자상하고 빛나 보이면서 점점 잘생겨 보이는 것입니다. 레이첼 아담스도 얼마나 사랑스럽고 이쁜지 예쁜 사랑을 하는 두 사람을 보면 절로 가슴이 설레이고 인생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매일 술에 쩔어 방황하던 동생도 오빠와 가족의 사랑으로 점점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엄마가 되어가는 모습이 감동적이고, 냉철하던 엄마도 아빠 없이 어떻게 사냐며 속상해 하는 모습이 가슴을 찡하게 만들어 줍니다.
영화를 다 보고나면 우리는 시간 여행을 할 수도 없고, 인생을 다시 살 수도 없기에 마지막의 팀처럼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않고 한 순간 한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마음껏 사랑을 나누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도널 글리슨은 이 영화 이후로는 스타워즈에서 제독 역으로 나오거나 피터래빗에서 토끼와 싸우는 한심한 모습으로 나오는 등 자기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역을 좀처럼 맡지 못하고 있네요. 레이첼 아담스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베네딕트 연인인 크리스틴 역을 맡았지만 주변인물에 그치고 말았죠. 어바웃 타임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사랑스러운 역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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