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탄] 카카오페이지 로맨스판타지 로판 추천, 웹툰 & 웹소설 추천 (개인취향)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2020/08/05 - [1탄]카카오페이지 로맨스판타지 로판 웹툰 & 웹소설 추천 (개인취향)

2020/08/16 - [2탄]카카오페이지 로맨스판타지 로판 웹소설 추천 (개인취향)

2021/01/11 - [3탄] 카카오페이지 로맨스판타지 로판 추천, 웹툰 & 웹소설 추천 (개인취향)

카카오페이지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을 기반으로 웹툰으로 제작된 작품들 위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1. 악녀의 남주님 

원작 : 이하론 / 웹툰 R수없음

소설 속 악녀에 빙의한 유니페 마그놀리아는 원작의 남주인 이시드 루크렌체를 사랑해 그의 연인인 여주인공 라엘을 질투로 괴롭히다가 남조인 황태자 카시안에게 죽임을 당하는 운명이었습니다. 죽음을 피하고자 아카데미 시절 라엘과 이시드를 피해다니던 유니페는 졸업 후 어느 연회에 참석했다가 술김에 이시드와 하룻밤을 보내게 됩니다.

강력한 불의 마법을 구사하는 이시드는 과거 자신의 실수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로부터도 외면 당한 후 큰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스스로를 책망하고 타인에게도 거리를 두며 차갑고 냉정한 사람으로 자라왔습니다. 하지만 아카데미에서 우연히 유니페(당시 막 빙의한 유니페)와 마주친 후 늘 그녀에게 시선이 가는 자신을 발견했지만 서로의 거리를 좁히지 못한 채 졸업을 하게 되고 각자 살아가던 중, 술취한 유니페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하룻밤을 허락하게 됩니다.

유니페는 실수로 일어난 일이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무마하려 하지만 이시드는 자신은 하룻밤 관계는 하지 않는다며 유니페와 정식으로 교제할 뜻을 강력히 내비치고, 유니페는 이시드가 원작처럼 라엘과 만나기 전까지 아직 1년이 남았으니 그 때까지 한시적으로 연인이 되기로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냉정하지만 내 여자에게만큼은 한 없이 다정하고 집착하는 댕댕이 남주 이시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유니페는 더이상 원작에 얽매이지 않기로 하고 이시드의 연인으로써 그의 곁에 남기로 합니다. 연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 것조차 괴로울 정도로 자신의 행복에 인색했던 이시드가 유니페로 인해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 가슴 설레게 다가오는 로판입니다.

소설로도 재미있지만 웹툰이 원작의 캐릭터를 묘하게 잘 살려서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처음에는 선이 뚝뚝 끊어지는 그림체가 어색하다고 느껴졌는데 보면 볼수록 캐릭터의 섬세한 감정과 심리를 잘 표현해 한 편 한 편이 소장가치가 있을 정도로 잘 구현된 작품입니다. 특히 다른 로판과는 달리 주인공들의 애정씬이 초반부터 많이 나오는데 15세 이용가라는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지키면서도 수위를 살짝살짝 높이면서 로맨스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법과 마수들이 등장하는 판타지도 유니페와 이시드의 사랑을 돋보이게 하는 배경 장치라고 느껴질만큼 주요 흐름이 두 사람의 사랑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가슴 설레며 볼 수 있습니다. 

2. 그 오빠들을 조심해

원작 : 플루토스 / 웹툰 민이영

에른스트 공작가는 3남 1녀를 두고 있었는데 막내딸이 병으로 사망하자 크게 상심하게 된 공작부인을 위해 고아였던 7살의 하리를 입양하게 됩니다. 공작 부부가 마차 사고로 사망한 후 유진, 카벨, 에리히 삼형제와 지내게 된 하리는 그들의 괴롭힘과 냉대를 묵묵히 견디다 마침내 스물 일곱의 나이로 늦은 결혼을 앞두게 됩니다. 드디어 에른스트 가문에서 해방된다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다시 7살로 돌아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신이 왜 회귀했는지도 모른 채 또다시 삼형제의 등쌀에 시달릴 걸 생각하니 아찔해진 하리. 하지만 27살의 기억을 간직한 채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하리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에른스트 삼형제의 마음을 엿보게 되고, 엇나갔던 그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됩니다. 공작부부의 죽음을 예방하려 애썼지만 결국 운명처럼 그들은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고, 첫째 유진은 가문을 노리는 승냥이떼로부터 동생들을 지키기 위해 홀로 에른스트에 남고 하리와 카벨, 에리히는 원래 전생의 하리의 남편이 될 예정이었던 요하네스 바스티에 가문에 의탁하게 됩니다.

전생과는 다르게 삼형제도 하리에게 호의적이고 바스티에 남매와도 돈독하게 지내면서 하리는 외롭지 않은 유청소년기를 보내게 되고, 가문을 일으켜 에른스트 공작이 된 유진과도 6년만에 재회를 하게 됩니다. 하리는 에른스트의 공녀로써 사교계에 성공적으로 데뷔하고 유진도 약혼녀와의 결혼을 앞둔 채 모든 것이 평화로울 것 같던 일상에 에른스트 형제들과 하리 사이에 미처 깨닫지 못했던 감정들이 눈을 뜨게 되면서 혼란이 찾아옵니다. 아마 과거에도 존재했을지 모르지만 묻혀버렸던 감정 때문에 회귀가 이루어졌던 것일까요. 하리와 유진, 에리히, 그리고 카벨은 서로에 대해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인지 그 결말이 궁금해지는 작품입니다.

<어느날 공주가 되어버렸다>의 플루토스님의 작품이라 흥미있게 봤는데, 극적인 스토리 전개는 없지만 등장인물들간의 섬세한 감정선이나 심리묘사가 잘 표현돼 있고 하리와 유진 사이의 아슬아슬한 감정의 줄타기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웹툰의 그림체가 너무나 이쁘고 주인공들의 외모나 의상 표현이 아름답게 잘 구현돼서 보는 즐거움이 큽니다.  

 

3. 녹음의 관

원작 : 시야 / 웹툰 글 : 삵, 그림 : 비누

<나는 이 집 아이>의 작가 시야님의 작품인 <녹음의 관>은 카카페에서 전체이용가 소설과 웹툰으로, 리디북스에서 19금 버전(4권부터)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웹소설 표지와 웹툰의 이미지가 아주 다른데 둘 다 나름의 매력이 있습니다. 웹소설 표지는 여주인공이 좀더 성숙하고 계략적인 이미지이고, 웹툰은 귀엽고 당돌한 이미지가 돋보입니다. 남주인공도 웹소설은 좀더 퇴폐적인 느낌이 강한데, 웹툰은 차갑고 과묵하면서 단아한 청년으로 보이네요. 

자신이 쓴 소설에서 남자주인공이자 라치아 공작의 적자인 유스타프를 괴롭히는 계모의 딸로 빙의한 란은 원래 실수로 나무에서 떨어진 유스 때문에 일찍 죽는 운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원작에서 계모의 학대와 가정교사의 교묘한 괴롭힘으로 트라우마를 갖게 되고, 이후에도 갖은 고초를 겪는 유스타프의 불행한 서사가 자신이 쓴 글 때문에 이루어진 데에 죄책감을 갖게 된 란은 유스가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도와야 겠다고 결심합니다.

원작과는 다르게 유스를 아카데미로 보내 가정교사와 계모의 학대에서 멀어지도록 하고 공작부부와 남동생이 마차 사고로 죽게 되자 아직 미성년인 유스를 대신해 란이 임시로 가주직을 맡게 됩니다.

라치아를 삶의 유일한 가치로 생각하는 유스는 2년 후 자신에게 가주직을 물려주겠다는 란의 말을 반신반의한 채 의심을 거두지 못하면서도, 어린 시절 나무에서 떨어진 사고 이후 달라진 란의 모습에 끌리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란은 원작의 정보를 이용해 빚에 시달리던 라치아를 부유하게 만드는데 몰두하는 한편, 엘프나 드워프 등 이종족과의 교류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원작에서 또 한명의 불행한 캐릭터인 서브남 루미에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합니다. 이세계에서 넘어올 진짜 여주인공 시나가 나타날 때까지 라치아와 유스타프를 지키고 서브남의 불행을 막겠다는 란의 노력은 오히려 남주인 유스와 서브남 루미에의 시선을 끌게 되고 그들의 감정이 얽히면서 미래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원작은 초중반까지는 흡입력과 몰입감 있게 전개되는데, 여주인공 시나가 나타난 후부터 묘하게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점점 흥미가 떨어지는 것 같더라구요. 아무래도 빙의자나 회귀, 이세계 전이자가 둘 이상이 되면 재미가 떨어지는 것 같아요. 웹툰은 그림체가 너무 예뻐서 하나하나 소장하면서 보고 있는데, 소설에서 묘사된 란의 추진력이나 계략적인 측면이 웹툰에서는 조금 희석되어 표현된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웹툰에서는 그냥 순진한 아가씨가 이것저것 노력은 하는데 유스의 강렬한 카리스마에 밀려 수동적인 캐릭터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남주인 유스타프가 너무 멋지게 잘 그려졌고, 눈빛이나 대사도 가슴 설레는 순간들이 많아 로판 웹툰의 매력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서브남인 루미에와 시나도 어떻게 표현될 지 아주 기대만발입니다. 리디북스에서는 단행본 5권으로 나왔는데 4권부터는 19금 묘사도 포함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