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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이야기/드라마

[영드]BBC 범죄추리드라마-파더브라운

by R&X 2018.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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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에서 2013년부터 시리즈로 방영되고 있는 추리 드라마 ‘파더 브라운’은 코난도일의 셜록홈즈, 아가사 크리스티의 포와로에 이어 3대 명탐정으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G.k.체스터튼의 동명추리소설 ‘파더브라운’을 드라마화 한것으로, 현재 시즌6까지 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평화방송에서 더빙판으로 방영된 바 있습니다) 주연은 마크 윌리암스입니다. 해리포터에서 론의 아버지 아서 위즐리 역을 맡았던 배우죠. 

파더 브라운은 카톨릭 사제이면서도 날카로운 통찰력과 직관력으로 사건인 터졌을 때 탐정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검은색 사제복과 긴 장우산, 툭 튀어나온 배를 보고 있노라면 원작의 파더 브라운이 브라운관으로 걸어들어온 것처럼 싱크로율이 대박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건사고가 있는 곳을 기웃거리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냅니다. 원작은 1920-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드라마는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이후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드라마 상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종종 등장합니다. 

원작은 약간 긴 만연체에 귀납식 전개로 상황이 막 몰아치다가, 나중에 결말에 이르러서야 앞선 복선과 내용들이 뭘 의미했는지 이해되는 독특한 스토리로 독자를 사로잡습니다. 드라마는 원작보다는 친절하게, 범죄를 다룬다기 보다는 범죄는 한 소재에 불과하고, 범인의 심리적 갈등과 고뇌, 인간적인 실수 등을 사제의 입장에서 살피며 인간적인 관계 속에서 차근차근 풀어가고 있습니다. 범죄를 증명하고 범인을 색출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그 사람의 영혼이 타락하지 않도록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설득하고, 감싸안는 따뜻한 연민을 보여줍니다. 

파더 브라운은 보기와는 다르게 직관적이고 날카로운 통찰력의 소유자 입니다. 하지만 사제이니만큼 그가 사건을 풀어가는 모습은 자비롭고 마치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유쾌하고 장난끼가 가득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범죄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무섭지만, 사람 그 자체에 대해서는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해서, 설사 사형대로 걸어가는 한이 있어도 죽은 후에 모든 죄를 사함 받고 신의 품에 안기길 진심으로 바라며 자수를 권합니다. 사건 현장마다 나타나 수사를 뒤집어 놓질 않나, 증거를 먼저 채가지 않나, 형사들에게 있어 파더 브라운은 골치덩이입니다. 파더 브라운의 모습이 보이면 경계하며 “더 이상 형사들의 일에 관여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기 일쑤입니다. 도움은 도움대로 받으면서 맨날 타박만 하니까 보는 시청자 입장에선 형사들이 좀 야속하기도 합니다.

파더 브라운은 경찰의 말을 한귀로 흘려들으며, 사건의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는 일이라면 포기하지 않고 언제나 발 벗고 나섭니다. 때로는 몰래 문을 따고 들어가거나, 창문을 넘나드는 위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죠. 한번은 범인에게 붙들려 관 속에 들어가 죽을 뻔한 위기를 겪기도 합니다. 범인들에게 위협당하고, 얻어맞고,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 닥쳐도 그 누구도 파더 브라운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다행히 그는 혼자 일하지는 않습니다. 주변에 충직한 친구들이 있어서 파더 브라운의 손을 덜어줍니다. 

매카시 부인은 세인트 메리 성당의 총무를 맡고 있습니다. 소문을 퍼다 나르기 좋아하고, 뒷담화를 하거나, 꽃꽂이나 요리 대회에 대한 욕심이 지나쳐 이기적인 모습을 보일 때도 있지만, 언제나 파더 브라운의 든든한 후원군으로 정의를 위해선 위험도 불사르는 용감한 모습도 보여줍니다. 마을 유지인 펠리시아 백작부인은 세련되고 아름다운 의상으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마치 패션쇼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복장을 한 백작부인의 의상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바람기가 좀 있긴 하지만 마을의 축제나 행사엔 앞장서 나서고, 필요한 저명의사나 귀족들을 많이 알기 때문에 파더 브라운의 수사가 꼬일 때 많은 단서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펠리시아 백작부인의 운전사인 시드는 약간 불량스러운 마을 청년이지만, 브라운 신부에게만은 충성스럽습니다. 마을 술집에서 정보를 모아오거나, 불법 잠입, 증거 훔쳐오기 등 위험한 일은 대개 시드의 몫입니다.

파더 브라운은 고해 성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죄를 고백 받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사방으로 뛰어나니는 게 일입니다. 때로는 신부의 비밀유지 서약을 악용해 수사를 훼방놓거나, 범죄를 예고하는 범인들도 나타나게 됩니다. 오해를 받는 일도 많고 카톨릭 교회의 경고를 받기도 하지만, 그 때마다 넉살좋은 재치로 위기를 모면하는 파더 브라운의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그에게도 천적이 한 명있는데 원작에도 등장하는 대도 플랑보 입니다. 괴도 루팡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플랑보는 귀중한 보물이나 성물이 있는 곳에 항상 등장하지만, 이를 저지하는 파더 브라운 때문에 곤란을 겪는 일도 많습니다. 의적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목적이나 혹은 협박을 받아 도둑질을 하게 되는데 그 때마다 파더 브라운과 머리싸움을 하곤 합니다. 서로 보물을 훔치거나 지키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때로는 대적해야 할 라이벌로, 때로는 의기투합하는 동료가 되어 진짜 범인의 계획을 망쳐버리곤 합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계속 이어지며 시즌마다 재미를 더해가는 파더 브라운은 내용도 재미있지만 시대상을 잘 보여주는 의상, 자동차, 소품, 고택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도 선사합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범인들은 악인이 아니라, 변화하는 세상 속에 휩쓸려 범죄를 저지르거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실수를 저지르는 평범함 사람들입니다. 형사들은 공을 세우려고 서두르다 뻔한 증거물이나 어설픈 알리바이로 사람을 잘못 잡아들이지만, 파더 브라운 덕분에 억울한 사람들은 풀려나게 되고, 나중에서야 진짜 범인이 잡히는 일이 허다합니다. 가족을 지키려고 일부러 범인을 자처하는 사람들도 나오게 되자 파더 브라운은 이를 그냥 넘기지 못하고 진범을 잡을 때까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사건 현장으로 달려나갑니다. Father brown은 카카오TV에서 일부 감상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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